왕따설 자살설 알고보니... 혹독한 이별 신고식
효연을 폭행 혐의로 고소한 A 씨가 유명작가 김준형으로 드러나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3월 30일 새벽 0시 30분
사실 사건 자체는 그리 대단할 게 없었다.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번 폭행 사건은 3월 30일 0시 30분께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소재 지인의 집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겠다며 장난을 치는 효연을 남자 친구 A 씨가 만류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당시 A 씨의 손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효연의 손이 A 씨의 눈 부위 등을 때리게 됐고 이로 인해 폭행 신고가 이뤄졌다.
당시 A 씨는 직접 인근에 있는 보광파출소를 찾아가 효연의 폭행 사실을 신고했다고 한다. 보광파출소 관계자는 “대개의 경우 폭행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은 출동해 상황을 정리하는 게 주된 임무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면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피해자가 가해자의 체포를 원하지 않으면 상황만 정리하고 철수한다. 이후 피해자는 폭행 혐의로 가해자를 고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연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당시 A 씨가 효연을 현행범으로 체포해주길 원하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리 심한 폭행이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A 씨가 직접 파출소를 찾아가 효연을 신고한 까닭은 무엇일까. 게다가 효연이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인 터라 폭행 신고가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도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
경찰은 효연에게 눈 부위를 맞은 뒤 A 씨가 분노해서 신고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장난을 만류하는 과정에서 손을 뿌리치다 얼굴에 몇 대 맞은 것이 그렇게 화가 날 상황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또한 그 즉시 파출소에 가서 신고한 까닭도 의문이다. 효연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달라고 신고한 것이 아니라면 뭔가 경찰이 출동해서 상황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얘기로 풀이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해당 파출소 관계자들은 당시 상황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 3월 31일 오후 5시~4월 1일 오후 5시
효연의 전 남친 김준형의 책 <칠전팔기 내 인생> 표지.
‘제 친구 언니 친구의 아빠가 경찰관이래는데 어제(3월 30일) 효연이 소녀시대 왕따여서 자살할려고 했는데 어떤 남자가 보고 말렸는데 효연이 그냥 자살한다고 그 남자 때려가지고 어제 경찰서 오고 난리났데요!!!’
시점과 내용만 놓고 보면 어느 정도의 신빙성을 갖는다. 우선 해당 온라인 게시판에 ‘대박사건!!’이라는 글이 올라온 것은 3월 31일 오후 5시 무렵이다. 효연의 폭행 사건이 ‘소녀시대 멤버 A’라고 지칭돼 언론에 기사화된 시점은 4월 1일 오후 5시 무렵이다. 따라서 언론 보도보다 24시간가량 먼저 이 글이 게시된 셈이다.
기본적으로 효연이 폭행 사건에 휘말렸으며 경찰이 출동했다는 내용 등은 사실이다. 효연 폭행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은 4월 1일 오후 5시 무렵이니 그보다 24시간가량 빨리 작성된 글이다.
이 글은 해당 게시판에서 별다른 눈길을 끌지 못하다가 다음 날 효연 폭행사건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뒤늦게 화제를 불러 모았다. 소위 ‘성지글’로 알려지며 네티즌들의 ‘성지순례’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효연의 왕따설, 자살설이 대두됐다. 소속사 SM이 관련 루머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소문이 잦아들진 않았다.
# 4월 4일 오전 10시
효연 폭행사건을 둘러싼 의혹의 핵심은 왜 효연이 자정을 넘긴 시각 지인이라는 남자의 집에 있었으며 2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 했는지였다. 투신 시도가 지나친 장난이라면 대수롭지 않을 것이나, 행여 정말로 투신자살을 시도하려 했던 것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게다가 장난에 불과한 상황이라면 남자 친구(혹은 지인)가 왜 직접 파출소로 가서 폭행 사건을 신고했는지도 의문이었다.
결국 이런 의혹들은 4월 4일 오전 10시에 보도된 <스포츠서울닷컴>의 특종 보도로 풀렸다. 소녀시대의 티파니와 2PM의 닉쿤의 열애설과 함께 <스포츠서울닷컴>은 효연과 작가 김준형의 열애설을 보도했다. 또한 당시 효연 폭행사건의 신고자 역시 김준형으로 알려졌다. 김준형은 <칠전팔기 내 인생>라는 책으로 유명한 작가다. 효연과는 2년 정도 사귄 관계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결별한 상태다.
그렇다면 당시 폭행사건이 결별의 결정적인 원인이었거나 결별과정에서 폭행사건이 벌어졌을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효연의 폭행사건은 왕따로 인한 자살 시도가 아닌 2년가량 교제했던 연인과의 결별 과정에서 불거진 다툼이 경찰 신고를 통해 외부로 알려지면서 와전됐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처럼 김준형이라는 전 애인이 폭행 사건에 등장한 남자친구(혹은 지인)로 밝혀지면서 당시 불거진 상황 역시 왕따로 인한 자살 시도가 아닌 연인이 결별하는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 다소 확대·왜곡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결별한 연인과 관련된 기사가 보도되는 것이 연예인 입장에선 분명 꺼려지는 일이지만, 효연의 경우 이를 통해 왕따설과 자살설에서 자유로워지게 됐다. 그런 측면에선 효연에겐 오히려 호재가 된 열애설 보도였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