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흥길 의원(왼쪽), 허운나 전 의원 | ||
일찌감치 양강 대결로 후보군이 압축된 곳이다.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이 재선을 위해 날을 세우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허운나 e-party 위원장이 지역구 ‘처녀 출전’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의 강남’으로 불리는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여 온 곳. 지난 16대 총선에서도 당시 한나라당 고 후보가 민주당 강봉균 후보를 10% 이상 앞서며 낙승을 거둔 바 있다. 2002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지역민들의 지지가 60%를 넘었다.
그러나 이번 17대 선거는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붕괴되고 있는 듯한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
분당 <내일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현역인 고 의원과 허 전 의원 간의 지지율 격차는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겨우’ 7% 차이를 보이고 있다. 허 전 의원측은 “최근 한나라당이 내우외환을 겪으면서 전통적인 지지층이 붕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 의원측은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세가 과거보다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정서는 여전히 한나라당 편”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전국 어느 지역보다도 높게 나오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또한 고 의원측은 “중앙당의 내분이 최악인 상황에서도 당 지지도가 30% 가까이 나오는 것은 긍정적이다. 앞으로 중앙당이 본격적인 총선체제로 들어서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후보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고 의원의 청렴성, 업적에 대한 지역민들의 지지세가 높기 때문에 낙승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허 전 의원측은 17대 총선의 화두가 정치개혁, 개혁적 인물로의 ‘물갈이’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부동층으로 떨어지고 있는 한나라당 후보 지지표가 후보 개인에 대한 평가과정에서 급속히 허 전 의원쪽으로 쏠리고 있다. 허 후보의 개혁성, 전문성에 대한 지지세는 확산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외에도 이 지역에는 문도현 숭실대 교수가 자민련 후보로 출마를 준비중이며 민국당 양재허 위원장, 정원섭 전 도의원 등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진 기자 sjinee@ilyo.co.kr
▲ 오흥근 전 국정홍보처장 | ||
재선에 성공했던 민주당 장성원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다. 대신 장 의원은 전주고와 언론계 후배인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에게 바통을 넘겨주면서 그의 당선을 돕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오 전 처장을 이 지역 단일후보로 공천을 확정했다. 그런데 오 전 처장이 후보로 ‘일찌감치’ 확정되자, 현지에선 초반부터 총선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다른 총선 예비주자들은 오 후보가 애초 전주 완산에서 출마하려고 했다가 이 지역으로 옮긴 데 대해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우리당)의 예비 후보 가운데 한 명인 박경진 전북도지부 부지부장은 오 후보를 겨냥해 “지역 주민들은 세 살 때 김제를 떠난 오 후보가 전주에서 당선되기 힘드니까 김제로 왔다며 불만이 많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전북 지역은 ‘정동영 당의장 효과’로 우리당에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우리당에선 박 부지부장 이외에도 송승영 전 농업기반공사 부장, 최규성 동주무역상사 대표 등이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당내 경선 없이 ‘무혈입성’한 민주당 오 후보는 자신을 향한 일부 다른 후보들의 비난에 대해 강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 그는 우선 지역구를 옮긴 것에 대해 “중앙당에서 결정한 당론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반박에 나섰다.
오 후보는 “내가 외부에서 굴러온 돌이라고 비난하는 후보들이 있는 모양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내가 세 살 때 공무원이셨던 아버님이 전북도청으로 전근 가셔서 전주로 나갔으며,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이 이곳으로 돌아와 방앗간을 차려 8년 동안 운영하셨다. ‘월미 방앗간집 큰아들’이 바로 나다”고 응수했다. 그는 “난 엄연히 김제군 성덕면이 고향이고, 모든 인명사전에서 오홍근을 검색해보면, 김제 출생으로 돼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은 한결같이 김제 지역 주민의 감소를 우려했다. 한때 인구가 28만 명이었으나 현재 11만 명으로 대폭 줄었다며,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점을 최고의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무소속 후보로는 이건식 금만 농어촌발전연구소 이사장이 도전장을 던졌다. 이 이사장은 이 지역에서 무려 다섯 차례나 총선에 출마했던 토박이. 지난 16대 총선에도 출마해 장성원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는데 이번 총선을 위해 ‘또’ 4년 동안 와신상담한 셈이다.
여기에 김홍곤 국회 정책연구위원 등이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휘윤 전 부산고검장의 출마설도 나돌고 있으나, 임 전 고검장은 아직 출마 여부를 확정짓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에선 이종선 전주고속관광 대표가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 김형오 의원(왼쪽), 김정길 위원 | ||
당초 이 지역에선 현 지역구 의원인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과 열린우리당 김정길 상임중앙위원 간의 지난 16대에 이은 ‘리턴 매치’가 최대 관심사였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와 당내 경선을 벌여야 할 입장에 놓였다. 각각 ‘2연승’과 ‘복수전’을 다짐하고 있는 이들의 재대결이 자칫 ‘내부의 적’ 때문에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형오 의원은 이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과 경선을 치르게 됐다. 김 의원측은 “비리 혐의도 없고 의정 활동 성적도 우수한 김 의원 같은 사람이 단수공천자로 선정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밝힌다.
반면 이영 전 의장측은 단단히 다져놓은 지역 기반을 토대로 김 의원을 꺾겠다는 태세다. 이 전 의장은 부산지역 시의원 출신들이 모두 공천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부산에선 유일하게 경선에 출마하는 시의원 출신 인사가 됐다. 시의회 인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이 전 의장이 김형오 의원과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영도는 열린우리당에서 전략지역으로 꼽은 곳인데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이 한나라당 경선에 위장 참여해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영 전 의장을 밀어줄까 걱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김정길 상임중앙위원은 유정동 변호사와 경선을 치를 전망이다. 얼마 전 한 지역 언론에 ‘김 위원이 단수공천자로 선정될 것’이란 보도가 나간 직후 유 변호사는 공정 경선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고 김 위원이 경선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지역 정가에선 김 위원의 낙승을 점치지만 조성래 부산시지부장과 친분이 두터운 유 변호사의 선전 여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 위원측은 “경선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언론이 너무 앞서나간 것일 뿐”이라며 “공정 경선을 통해 우리당의 깨끗한 이미지를 지역민들에게 부각시켰으면 좋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위원은 지난 대선 당시 부산 업체로부터 4억원을 모아 노무현 후보 측근 최도술씨에게 전달했는데 그중 2억원이 영수증 처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측은 “최도술씨가 뒤처리를 잘못해 불거진 일이고 김 위원은 단순한 전달자였을 뿐”이라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 위원에게 별다른 혐의가 없다는 게 밝혀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들 이외에도 박대석 전 구청장, 이승재 해영합동상사 대표, 이후돈 자민련 지구당위원장, 김영진 민주노동당 지구당위원장 등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