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감금 성매매 적발

철옹성 안에서 성노예로 유린

[일요신문] ‘음지의 대박사업’으로 불리는 성매매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동원하는 등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 당국의 시급한 단속이 요구된다. 최근 태국인과 중국인여성 5명을 감금하고 성매매를 강요한 김 아무개 씨(44)와 전 실장 이 아무개 씨(여·32) 등 악덕 포주 일당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여기에는 한국인 여성 5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김 씨 일당은 외국인 여성 대부분이 불법체류자 신분인 것을 악용해 이들의 발을 묶어두었다. 

이들 일당의 근거지는 대전 유성구의 한 퇴폐 안마시술소였다.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난 이들의 근거지는 ‘철옹성’을 방불케 했다. 적발된 곳은 보건소 담당자가 몇 번을 찾아가도 문을 닫고 있어 한 번도 내부를 확인할 수 없었던 유일한 업소였다. 

이들은 3층과 5층 사이에 성매매가 이뤄지는 탕방 13개를 차려놓고 건물 밖으로 나가는 비상계단에는 철문을 설치해 출입을 막았다. 건물 내 유일한 이동수단인 엘리베이터는 4층 카운터에서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감시망을 벗어나서 버젓이 영업을 해온 퇴폐 안마시술소 안에서는 피해여성들의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었다. 성매매 여성은 외부와 차단된 업소 내 탕방에서 숙식을 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남성과 1회 18만 원에 성매매를 강요받았다. 김 씨 등은 이 중 9만 원을 소개비 명목으로 착취했다.

김 씨 일당은 피해여성들이 계속되는 성교로 인한 고통이나 피로감을 호소하면 강제로 약물을 주사하고 지속적으로 성매매를 시키는 비인간적 행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를 거부하거나 업주의 말을 듣지 않는 여성은 2~3일 동안 굶기 일쑤였다. 이들 여성은 음식을 제공받지 못하면 초콜릿 등으로 끼니를 때웠다. 

선불금 등의 명목으로 빚을 진 성매매 피해여성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업소를 옮겨 다니며 강제로 성매매를 했다. 김 씨 일당은 피해여성들을 착취한 돈으로 그동안 막대한 수익을 챙겼고 고급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등 호화스러운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잠시 외출을 한 피해자 중 한 명이 연고지인 부산으로 신고를 하면서 김 씨 일당의 덜미가 잡혔다. 신고를 받은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8일 새벽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안마시술소 건물을 압수수색하고 업주인 김 씨와 그 일당을 검거해 부산으로 압송했다.

배해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