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조희천 | ||
지난해 4·24재보선에서 민주-개혁당의 ‘연합 대표’로 나온 유시민 후보가 한나라당 이국헌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지역. 이번엔 열린우리당으로 당을 옮긴 뒤 경기도지부장까지 맡고 있는 유 의원에게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35세의 <조선일보> 기자 출신 조희천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조 후보는 이미 지난해 말 출사표를 던질 때부터 ‘유 의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응징’을 출마 이유로 내세워 왔다. 이에 대해 유 의원측은 “단죄를 받을 대상은 한나라당과 그 당의 후보들”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탄핵안 가결 이후 보수 대 진보의 전선이 명확해진 만큼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해 줄 것”이란 주장이다.
유 의원 캠프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을 알리고 전 국민의 힘을 모으는 ‘전투’를 치르겠다는 것과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정책정당, 정책후보로서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유 의원측은 “지난 1년간은 배우는 시기였다”며 “지역에 맞는 정책과 국가적인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조 후보는 현재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탄핵안 의결 이후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는 가운데 경선을 치른 타 후보들로부터 불법선거와 관련된 소송 시비마저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 후보는 “출판기념회에서 무료로 몇 권의 책을 돌렸다는 것이 문제가 됐는데 사실 문제가 될 수 없는 것들이다. 거의 해결이 된 상황이며 앞으로는 총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 후보는 “지역민들에게 탄핵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구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도 탄핵의 정당성에 눈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양원동 민주당 직능국장, 이영희 전 동국대 교수 등이 민주당 공천을 기다리고 있고 민주노동당에서는 강명용 지구당 위원장이, 개혁당에선 송재신 집행위원이 출마를 준비중이다.
한상진 기자 sjinee@ilyo.co.kr
▲ 양승숙, 이인제 | ||
이인제 자민련 의원과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장군’ 출신인 양승숙 열린우리당 후보의 경쟁이 뜨거운 열전지대.
한때 노무현 대통령의 386 핵심측근인 안희정씨가 출마할 예정이었으나, 기업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감되는 바람에 이 의원과 양 후보의 한판 승부로 결론 났다.
잘 알려진 대로 이 의원은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거물급 정치인. 여기에 도전장을 던진 ‘여성장군 1호’인 양 후보는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을 마지막으로 지난 1월 예비역 준장으로 예편했다. 원래 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거론됐으나, 정동영 의장의 지역구 출마 설득을 받아들여 지난 9일 이 지역 후보로 확정됐다.
이인제 의원은 지난 16대 총선 당시 이 지역에 출마해 65%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런데 최근 검찰은 이 의원이 2002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 한나라당으로부터 2억5천만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의원은 국회와 지역구를 오가면서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이 의원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역 주민들은 이 의원이 25억원을 받았다면 몰라도 2억5천만원을 받을 정치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이인제 죽이기’를 위한 정치적 음모이자 보복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총선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 탄핵정국이 지역 민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탄핵안이 통과된 날에는 지역주민들도 충격이 컸던 탓인지 항의전화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잘했다’고 격려하는 전화가 훨씬 많다”고 전했다.
이 의원에 맞선 양 후보는 “저는 여성과 국방, 의료 부문에서는 전문가라고 자부한다”며 특유의 군인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폭설피해와 탄핵정국 등으로 지역 민심이 상당히 사납고,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며 “정치 초년생으로서의 참신함과 여성으로서의 세밀함으로 깨끗한 정치를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양 후보는 “논산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고, 마지막 군 생활도 계룡대에서 했기 때문에 이 지역이 바로 나의 고향이자 텃밭이다”며 총선 승리를 자신했다.
이밖에 한나라당에서는 박우석 현 지구당 위원장이 우세후보로 확정됐다. 사업가인 박 위원장은 지난 13·14·15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 8년 만에 다시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민주당에선 서형래 전 한국관광공사 감사와 김형중 지구당위원장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고, 민주노동당에선 윤창순 위원장이 표밭을 갈고 있다. 또 김범명 전 의원과 사업가인 강우영씨 등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 정형근, 이철 | ||
극단적 평행선을 달려온 두 사람의 대결이 성사돼 이번 총선 최대 관심 지역이 됐다. 검사 출신으로 80년대 안기부(현 국정원) 파견 근무 당시 용공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70년대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이철 전 의원이 맞붙게 된 것. 야당 주도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친노’ 진보세력을 대변하는 이 전 의원과 ‘반노’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정 의원 간의 대결에 정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빅매치’를 앞두고 있는 이들의 당내 공천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정 의원은 당내 공천 물갈이를 주장하는 소장파 인사들의 반대에 부딪쳤지만 당내 공헌도와 지역에서의 당선 가능성이 높이 평가돼 논란 속에서도 경선 없이 공천을 받게 됐다. 열린우리당은 이 지역 노사모 회원들의 지지 속에 표밭을 일궈온 ‘진보시인’ 노혜경씨를 주저앉히느라 애를 먹었다.
우여곡절 끝에 본선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각자 부산 지역에서 소속 정당의 바람을 일으킬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정 의원의 정치적 행적에 대한 거론은 자제하고 자신을 책임있는 여당 후보로 부각시켜 생산적인 지역 발전 공약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 의원은 “차떼기 정당에 환멸을 느낀 부산 시민들의 양심과 자존심을 믿고 승리할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작정치의 대명사격인 정 의원을 눌러 부산지역 전체에 열린우리당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반면 이 지역에서 3선을 노리는 정 의원은 지난 15대 때 60%, 16대 76.5%의 득표율을 올린 점을 들어 낙승을 자신하고 있다. 정 의원은 “지금은 이철 전 의원이 기득권자가 됐고 나는 정권에 박해당하는 사람이 됐다”며 여권 인사인 이 전 의원에 맞서는 ‘투사’ 이미지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두 사람 이외에도 이 지역에선 노태석 자민련 지구당위원장, 허봉환 사민당 지구당위원장 등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