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맞붙은 포르투갈의 경우 자국 리그보다는 해외 명문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 특히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주축이다.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해 수비의 주축인 페페와 파비우 코엔트랑이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다. 이로 인해 독일과 포르투갈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 첫 경기는 국가 간의 대결이기도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의 대결 축소판이기도 하다.
독일과 스페인 리그를 대표하는 두 팀은 2013~2014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만났다. 레알 마드리드는 1차전 1대 0, 2차전 4대 0 등 합계 5대 0으로 가볍게 뮌헨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결국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TV 중계 화면 캡쳐
그리고 이 두 팀의 주축 멤버들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다시 만났다. 승패는 4대 0 독일의 완승이다. 다시 말해 뮌헨이 레알 마드리드에 축소판 경기이긴 하지만 확실한 앙갚음을 해준 셈이다.
그것도 뮌헨의 토마스 뮐러는 해트트릭을 성공시키며 포르투갈을 초토화 시켰다. 게다가 페페의 퇴장을 유도하는 지능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반면 포르투갈의 레알맨들은 완벽하게 부진했다. 에이스 호날두는 경기 내내 잘 보이지 않았으며 페페는 퇴장으로 대패의 원인이 됐다. 또한 코엔트랑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독일은 죽음의 조라 불리는 G 조에서 살아나올 가능성을 크게 높였고 포르투갈은 자칫 죽음의 조에서 희생양이 될 위기에 내몰렸다. 독일에게 패했을 지라도 미국과 가나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선보이면 충분히 16강 진출이 가능할 수 있지만 페페의 퇴장, 코엔트랑의 부상, 호날두의 부진 등 레알맨들의 부진이 남은 조별예선 두 경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경기는 포르투갈의 패배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패배였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