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경란)는 김동주 부인 김 아무개 씨가 역삼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김동주 부부는 지난 2010년 12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아파트를 38억 원에 구입했다. 김동주는 38억 원 중 10% 비용을 부담하고, 부인 김 씨가 34억 2000만 원 상당을 지불하고 아파트 지분 90%를 갖는 것으로 소유 이전 등기를 마쳤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역삼세무서는 김 씨가 부담한 34억 2000만 원 중 26억 9000만 원이 김동주가 김 씨에게 준 돈이라고 보고, 해당 금액에 대한 증여세 12억 8000만 원을 내라고 통지했다.
이에 대해 김동주 부부는 역삼세무서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냈지만 기각 결정을 받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김 씨에 대한 과세가액 중 17억 7000만 원에 대한 과세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김동주가 대출받아 김 씨에게 건넨 19억 7000만 원 중 9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재판부는 “과세 당시 대출금 채무 원금이 전혀 변제되지 않아 대출에 따른 경제적 이득이 김 씨에게 귀속됐다 볼 수 없다”며 “외관상으로는 권리 이전의 형태를 띠고 있어도 결국 경제적 이득이 이전된 바 없으면 증여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