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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가에선 이들 ‘천막당원들’의 ‘장외 농성’을 놓고 다양한 해석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선 이들을 비롯한 소장 개혁파들이 당 지도부에 “정치적인 방법으로 탄핵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실상은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 설훈·정범구 의원 등 쇄신파의 행동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 개혁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한나라당 개혁파와 민주당 쇄신파 상당수가 ‘총선 연대’로 뭉치는 것도 고려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사전 정지작업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즉 탄핵 철회 카드를 명분 쌓기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
이런 관측을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정가 일각에선 양당 소장파들이 총선 이후 수도권 중심의 중도개혁 신당을 창당한다는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기도 하다. ‘천막 당사’가 결국 신당의 전초기지라는 그럴듯한 부연설명까지 덧붙여져 있다.
그러나 ‘천막 당원들’을 포함한 한나라당 소장파들은 세간에 나도는 얘기는 말 그대로 ‘시나리오’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천막당원들’의 간사인 고진화씨(서울 영등포갑 후보)는 “우리는 탄핵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국민 여론이 수렴되지 않았고, 탄핵안이 가결된 후에도 국민에 대한 설득이 부족했기 때문에 당 지도부에 탄핵안 철회를 요구하는 것이다”면서 당을 위한 ‘단심’을 강조했다.
하지만 고씨는 “23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새 대표에게 종교계와 시민단체 등의 원로인사들을 만나 여론을 수렴하라고 제안할 것이다. 만약 새 대표가 대다수 여론을 따르지 않으면 우리는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고씨가 언급한 ‘강력한 저항’은 대체 무엇일까. “공천장을 반납하는 일이 있더라도 탈당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태근씨(서울 성북갑 후보)도 ‘천막 당사’에 대해 “탈당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전당 대회 이후에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천막 당사를 설치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막 당사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새 대표가 탄핵 정국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새 대표가 탄핵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얘기다.
안상수 의원(경기 과천·의왕)은 ‘민주당 쇄신파와의 연대를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처음부터 역사성과 정체성이 다르다. 그런데 한-민 소장파가 총선에서 공조한다면 열린우리당 등에서 또다시 ‘수구세력 연합’이라고 비난하지 않겠는가”라며 “민주당 쇄신파와의 연대는 생각본 적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일축했다.
‘천막 당원들’은 향후 자신의 거취는 새 대표가 ‘탄핵 정국’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새 대표가 탄핵안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면 당내의 큰 갈등은 해결된다”는 것. 하지만 새 대표가 여론과는 상반되게 탄핵정국을 정면 돌파하려고 할 경우에는 ‘강력한 저항’을 하겠다는 자세다.
‘천막 당원’인 서울의 한 공천자는 “새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모르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총선 전의 탈당 러시와 총선 후의 신당 창당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