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우리 인생은 왜 이렇게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하지 못하고 이상할까요. 우리한테 희망이 있을까요?”
뚜렷한 직업도 없이 하루의 대부분을 치매 엄마를 돌보며 도서관을 오가는 게 전부인 바솔로뮤, 존경 받는 성직자 생활을 청산하고 대답 없는 기도만 계속하며 늘 술을 입에 달고 사는 맥내미 신부, 가족 같은 고양이를 떠나보낸 후 상실감을 견디지 못하고 치유 상담 모임에 들어온 욕쟁이 맥스, 마음속 크고 작은 상처들로 세상과 등지며 살아가는 도서관 ‘사서녀’ 엘리자베스.
언뜻 봐도 ‘정상적이지 못한’ 이들이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캐나다의 성 요셉 성당과 고양이 의회로 함께 떠나면서 이들의 여정은 모두의 삶에 전환점을 가져 오게 되는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견딜 수 있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해. 이 세상에 일어나는 사건들은 그게 전부거나 최종 결과가 아니라 단순히 지나가는, 하찮은 변수들일 뿐이라고 마음으로 쭉 믿어야 해. 매일 우리 삶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들 위에 더 큰 목표가, 이유가 있어.” -본문 중
세상의 주류에서 벗어난 대책 없는 낙오자들이지만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좌충우돌하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들의 모습은 때론 코믹하고, 감동적이며, 통쾌하기까지 하다.
소설은 이들의 삶 속에서 일어난 비극과 행복을 통해 인생이 정말 절망적으로 느껴지더라도 그만큼의 좋은 일이, 근사한 희망이 숨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궁극적으로 온 세계가 조화를 이루는 원리와 그것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그곳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우리가 놓쳤던 ‘지금 이 순간의 행운’을 맘껏 즐기라고 따스하게 응원해 주는 책이다.
중앙북스. 1만 4000원. 336쪽.
조현진 기자 gabar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