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브로커로 전업
2011년 ‘BBK 의혹’을 폭로한 에리카 김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후 차량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으로 돌아간 에리카 김을 둘러싼 소문은 끊이지 않았다. 한때 변호사로 재기할 것이란 말이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에리카 김의 변호사 자격은 영구 박탈된 것으로 확인됐다. 에리카 김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는데 이 역시 루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종적을 감추다시피 한 에리카 김과 관련된 소문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은 그녀가 여전히 ‘뉴스메이커’로 통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런 에리카 김의 근황이 최근 <일요신문>에 포착됐다. 그것도 국내에서. 에리카 김은 미국에서 지인의 부동산 중개회사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 현지의 한 언론인도 “에리카 김이 지인들과 부동산업을 시작했다는 말들이 퍼지고 있어 확인해 보니 맞는 것 같았다. 정식 근무는 아니고 일을 도와주는 개념으로 들었다”며 “한인 사회에선 야심이 큰 에리카 김이 일을 배운 뒤 본격적으로 부동산 업종에 뛰어들 것이란 말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에리카 김은 국내 재벌들의 해외 부동산 구입 업무를 주로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벌 일가가 해외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특히 하와이 인근 별장들은 재테크는 물론이고 휴양 차원에서도 인기가 높다. 미국의 수많은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큰손인 재벌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벌이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이 업체들은 한국에 상주하는 직원을 두고 재벌들에게 해외 부동산을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한 중견기업 총수의 2세는 에리카 김의 대리인을 통해 미국 부동산을 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 유명 대학을 나왔다는 에리카 김 대리인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에리카 김이 미국에서 업무 지시를 한다. 나는 국내에서 고객을 유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서 “에리카 김은 본인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아직은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올 초 부동산을 매매할 땐 나서지 않았는데, 실제론 그녀가 뒤에서 일을 한 게 맞다”고 귀띔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