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군의 ‘잣’ 농사가 올해 적정한 기온과 풍부한 일조량 등으로 올해 대풍이 예상된다. 사진은 잣 수확 모습.
[일요신문] 경기 가평군에서 지난 몇 해 동안 이어지던 잣 흉년이 올해는 적정과 기온과 일조량 등으로 대풍이 예상된다.
18일 가평군과 독림가 등에 따르면 올해 잣 수확 예상량은 지난해 거둔 1598.3톤의 배가 넘는 3190여 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풍을 이룬 2010년 3937톤에 이어 두 번째 풍작이다.
풍작으로 농가소득 향상도 기대된다. 지난해 잣 재배 농가의 소득 95억9000만원에서 올해에는 100억원 가까이 늘어난 191억4000여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잣나무는 한반도가 원산지로 고산지대, 한랭한 기후, 깊은 산자락이라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곳에서 잘 자라며, 이런 곳에서 얻는 잣이 가장 품질이 좋다. 전체면적의 82%가 산림으로 이루어진 가평은 경기도 최고봉인 1468m의 화악산, 1267m의 명지산, 1147m 석룡산 등 높은 산이 많다. 산과 산이 만나는 곳에는 어김없이 깊은 계곡이 형성돼 잣나무 재배의 최적지로 꼽히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가평 잣은 알이 굵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고소한 맛이 풍부하고 윤기가 흐르며 맛이 차져 최고로 친다.
첫 수확은 기온과 날씨 등의 영향을 고려해 25일부터 이뤄진다. 올해 잣 채취가 가장 먼저 시작되는 상면 행현리 일대는 가평 잣을 생산하는 원산지다.
자연이 주는 건강식품이자 두뇌식품인 잣은 전국 생산량의 40%가 가평에서 난다. 가평은 전제면적의 약 30%를 차지하는 2만650여 헥타의 임야에서 잣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특히 가장 왕성하게 잣을 생산하는 30~40년 된 나무들이 4389헥타에 달한다.
잣은 5월이면 암·수꽃이 수정해 8월에 어린 잣송이를 맺는다. 이 잣송이는 해를 넘겨 이듬해 8월 하순부터 익는다. 꽃이 피고 열매가 익기까지 1년 반 정도 걸리며, 수확은 대개 8월말부터 11월까지 이뤄진다.
잣나무 한그루에서는 보통 3년에 한번 수확을 한다. 이는 한 해에 잣이 많이 열리면 나무 안의 영양분이 많이 소모되고 다시 영양분을 채우기까지 1~2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채취된 잣은 우리가 먹기까지 20여 공정을 거친다. 채취한 잣송이는 햇빛에 몇 일간 건조한 뒤 탈각기로 껍질을 분리한다. 이 상태를 ‘피잣’이라고 하며, 피잣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세척과 건조과정을 거쳐 선별기로 내피를 제거한 후 세척과 건조과정을 거쳐야 ‘황잣’이 된다. ‘황잣’부터 먹을 수 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미색을 띤 ‘백잣’은 황잣이 또 한 번의 공정을 거친 것이다.
군 관계자는 “올해 잣 작황은 적정기온과 풍부한 일조량 등으로 풍작이 예상된다”며 “주민소득증대와 가평 잣의 브랜드 가치향상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원평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