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봐야 ‘삐끼’ 손바닥
일반적으로 손님들이 생각하는 북창동식 2인 유흥의 기준은 ‘양주(大) 한 병+ 안주 하나+ 아가씨 2명’이 된다. 업소 가격으로는 40만 원 수준. 물론 이러한 손님들의 일반적인 기준을 알기 때문에 삐끼들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기존 세팅에 ‘양주(小) 한 병+안주 서비스+맥주 서비스’를 추가해서 현금 40만 원에 맞춰주겠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다양한 추가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손님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한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가만히 다시 생각해보면 추가 서비스는 ‘미끼’의 성격이 짙다. 남자 손님 2명과 아가씨 2명이 잔을 주고받다 보면 양주 큰 병 하나와 작은 병 하나로만은 모자란 경우가 대다수다. 그래서 양주를 한 병 더 시키게 되면 15만 원이 추가되어 총금액은 결국 55만 원까지 올라가게 된다. 여기에서 만약 한 병을 더 시키게 되면 또다시 15만 원이 추가된다. 이렇게 되면 총 금액이 70만 원까지 급상승한다는 이야기. 결국 애초의 40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만다.
물론 ‘그러면 양주를 추가하지 않으면 원래의 저렴했던 금액으로 마실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룸의 테이블에 양주 작은 병이 올려져 있으면 아가씨들은 ‘흥정해서 세팅된 술’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영업상무를 ‘도와주기’ 위해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고. 물론 마시는 척하면서 약간씩 버리게 되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을 수도 있다. 술 인심이 후한 한국 남성들이 아가씨들에게 술을 먹지 말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아무리 술을 싸게 주겠다고 흥정을 해도 2명이 가면 최소 55만 원, 최대 70만 원어치의 술값을 내게 되는 것이 현실적인 구조라고 한다. 삐끼들의 입장에선 자신들이 데려온 손님들이 ‘뜨내기손님’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삐끼들에 현혹되어 룸에 갔을 때는 제대로 된 안주 서비스를 추가로 받기도 힘들다. ‘지명 손님’의 경우에는 영업상무들이 자신의 쌈짓돈을 들여서 치킨이나 회, 탕수육 등을 사서 별도로 서비스도 해주지만 삐끼들에게 그런 서비스 정신을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영민 상무는 “지명으로 업소를 찾아올 때 상무(구좌)들은 손님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다”며 “삐끼들보다는 애초에 아는 영업 상무들과 이야기를 하고 가는 것이 그나마 제일 저렴하게 술을 마시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이남훈 르포라이터 freehoo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