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림도예 운영, ‘김해분청도자기축제’의 대명사
[일요신문] 경보 김태수. 김해 분청사기 도예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 이름은 어느덧 ‘김해분청도자기축제’를 대표하는 대명사가 되어 버렸다.
무려 7년간이나 ‘김해분청도자기축제’를 주관하는 (사)김해도예협회의 사무국장을 역임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사무국장을 역임하면서 이 축제를 김해를 대표하는 행사로 키워놓은 공로가 더욱 큰 이유로 보인다.
예술가로서의 삶과 지역에 공헌해 온 노력이 함께 어우러지며 그의 아호와 이름이 세인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경보 김태수 & ‘예림도예’...
경남 김해시 진례면 출신인 경보 김태수는 지난 1990년 ‘가야도예’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전문도예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2년 뒤인 1992년 그의 오랜 예술적 공간이 될 ‘예림도예’를 개원했다.
예림도예를 개원한 그 해에 경보는 ‘대한 저명 작가전’에 초대됨에 아울러 ‘서울 올림픽 4주년 기념 초대전’에 참가했다.
이듬해인 1993년, 경보는 그의 도예가로서의 삶에 뚜렷한 족적을 하나 남기게 된다. 바로 제3회 국제 예술 종합 대상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경보는 1994년 제1회 대한민국 도예대전 장려상, 1995년 제2회 대한민국 도예대전 특선, 1996년 예술대제전 도예부문 특선 등 굵직한 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도예가로서 거의 해마다 상을 거머쥔 경보는 김해분청도자기의 대가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져나가게 된다.
1996년 김해도예 30인에 선정된 것을 비롯, 1999년 밀레니엄 대한민국 명인명장 50인에 선정됐다.
특히 2000년엔 코리언 포스터의 ‘2000년대를 빛낼 대한민국 저명 작가 40인’에 뽑혔다.
작품 활동과 더불어 전시회도 꾸준히 참가하거나 개최했다.
1998년부터 2007년까지 경남도예협회전에 출품한 것을 비롯해 서울 코엑스 전시 및 개인전도 다수 펼쳤다.
이러한 작가적 면면도 화려하지만 경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가 태어나고 숨 쉬고 있는 지역사회를 위한 그의 행보에서 찾을 수 있다.
2002년부터 약 7년간 (사)김해도예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하면서 지역행사인 ‘김해분청도자기축제’를 전국적인 행사로 키워놓았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과 2006년에는 김해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경보는 현재 예림도예를 운영하면서 진영문화의집에 출강하고 있다.
경보와 ‘김해분청도자기축제’...
지난 16일 김해시 진영읍 우동리 전원에 위치한 그의 작업 공간이자 예술의 산실인 ‘예림도예’에서 경보를 만났다.
자리에 앉은 후 경보가 꺼낸 첫 화두는 ‘김해분청도자기축제’에 관한 것이었다.
“김해가 가지고 있는 도자기축제의 매력은 그 이름에서도 읽을 수 있듯이 바로 ‘분청’에 있다. 강진·여주·이천 등이 백자·청자 등을 주제로 하는 것과 뚜렷이 차별되는 점이다. 이 ‘분청’은 겉보기에는 백자·청자에 비해 투박해 보일지 모르지만 작업 공정은 더욱 세밀한 주의를 요한다. 이런 특색 있고 매력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는 축제는 사실 흔치 않다. 전국의 많은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가 저마다 지역특색을 살린 축제를 열고 있지만 ‘김해분청도자기축제’만큼 선명한 색채와 느낌을 가진 행사는 드물어 보인다. 개최 초기에 비해 현재 축제 규모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는 하나 이 ‘분청’이란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매력에 비해선 아직은 성장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본다. 그래서 더욱 주위의 관심과 내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사무국장을 내려놓은 지 한참이 됐지만 축제에 대한 깊은 애정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이어진 대화에서 경보는 자신의 도예에 대한 철학에 대해 얘기했다.
“난 아직까지도 그릇은 전통적인 장작 가마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무로 직접 불을 뗀 장작 가마 안에서 탄생한 도자기가 비록 작품화할 수 있는 비율이 3분의 1도 채 안되지만 그래도 이것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이다. 또 가마 안에서 일어나는 ‘노변’도 아직 즐겁다. 이러한 흙의 변화가 가진 매력은 그 어떤 여인이 가진 ‘색’보다 진하고 향기롭다. 이런 치명적인 매력이 내가 아직도 ‘요’를 고집하고 있는 이유다.”
경보는 아직 많은 일반인들이 도자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예술가 이전에 그 역시 생활인이기에 경보의 그 말은 기자의 마음을 조금은 안타깝게 했다.
“축제와 더불어 평소에도 도자기에 많은 관심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도자기가 가진 선물로서의 가치는 분명히 뛰어나다고 본다. ‘김해분청도자기축제’가 더욱 활성화 돼 명실상부하게 국내를 대표하는 축제가 되고, 아울러 도자기 특히 ‘분청’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배양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