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두드리면 좁은문도 열린다
▲ 중장년 퇴직자들이 센터에 마련된 컴퓨터 등의 시설을 활용하며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 ||
어디서 도움 받나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와 같은 공공기관과 비영리 단체인 노사공동 재취업지원센터, 헤드헌팅 업체, 컨설팅 업체에서는 재취업 관련 정보와 일대일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각 지역의 고용안정센터(www.work.go.kr)를 방문하면 취업에 필요한 교육과정, 전문가 컨설팅, 취업알선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경기도 주민이라면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www.intoin.or.kr)를 찾아보자. 이곳에서 진행하는 ‘취업지원사업’은 퇴직자와 실직자를 대상으로 한다.
성남 부천 수원 의정부 등 4개 지역 사무소에 취업전문컨설턴트를 배치, 밀착상담 및 능력회복, 취업연계, 사후관리 등 3단계 재취업 전략이 주요 내용이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실시한 시범사업에는 250명 모집에 773명이 신청, 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까지 재취업 성과는 55%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사업운영 프로그램을 보강해 재취업지원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노총과 경총이 공동으로 관리·운영하는 노사공동재취업 지원센터(www.newjob .or.kr)는 실직근로자 및 기업의 퇴직(예정)근로자를 대상으로 재취업 및 전직지원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제공되는 서비스는 모두 무료다.
헤드헌팅 업체로는 에이치알 코리아, 엔터웨이, 인쿠르트, 커리어 등이 있다. 헤드헌팅 업체의 경우 대부분 구직자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민간 컨설팅 업체는 스카우트, 디비엠 코리아, 라이트 매니지먼트, 제이엠 커리어 등이 있다.
스카우트사의 경우 컨설팅 도움을 받아 재취업에 성공하는 40~50대 직장인의 비율이 50%를 차지한다. 노사공동 재취업센터 양균석 대외협력팀장은 “취업컨설턴트나 고용지원센터의 상담원, 헤드헌터 등 전문가와의 상담은 취업 정보와 자신감을 얻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고용지원센터 등에 개설된 재취업 교육을 수강하고 우선 구직 등록을 해 놓는 것도 재취업을 앞당기는 방법이다.
어떤 프로그램이 있나
각 전문기관에서는 다양한 재취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① 노동부 ‘고령자 뉴스타트 프로그램’
‘고령자 뉴스타트 프로그램’이란 올해 9월부터 노동부에서 고령 구직자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하고 있는 재취업 프로그램이다. 참여대상은 노동부 고용지원센터에 구직등록을 한 50세 이상 실업자다.
3개월의 현장연수 패키지프로그램을 통해 취업능력을 배양한다. 행사기획 및 진행보조, 현장 실습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진로선택과 취업준비에 도움될 수 있는 취업정보 제공, 조직생활의 노하우 등의 교육도 실시된다.
참여자에게는 연수수당 월 20만 원, 현장연수업체에도 참여자 1인당 취업능력향상프로그램 비용 월 20만 원이 지원된다. 연수종료 후 참여자는 그 사업장에 재취업할 기회가 제공될 수 있고 참여기업이 연수 참여자를 계속 고용할 경우 노동부에서 신규고용촉진지원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구직자는 신분증을 가지고 관할 고용지원센터를 찾으면 된다.
재직 경력 1년 이상(아르바이트 포함), 현재 구직활동 중인 사람이 홈페이지(www.newjob.or.kr) 회원 가입(무료)과 동시에 전직지원 서비스를 신청하면 일대일 맞춤식 전직지원 서비스가 제공된다. 선천적 성향진단, 직업가치관 분석, 경쟁력 있는 경력기술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면접 등 전문 컨설턴트의 도움으로 체계적인 준비가 가능하다. 센터 내 공간 및 사무기기를 구직 활동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문의) 02-368-2300
③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재취업지원사업’
지난해 9월부터 실시된 재취업지원사업은 퇴직자의 노하우를 살려 새로운 직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개인별 능력에 맞게 일자리를 알선해 주는 사업이다. 구직자들은 전문컨설턴트의 밀착상담, 능력평가, 취업목표결정, 재취업, 사후관리 등 3개월간 체계적인 맞춤형 재취업 지원 서비스를 받는다. 현재 제3기 재취업 희망자 250명의 모집을 끝내고 10월부터 교육이 시작됐다. 1기는 60.8%의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도청 고용정책과(031-249-3075)나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인력팀(031-259-6082)로 문의하면 된다.
④ 희망제작소 ‘해피시니어 프로그램’
민간 연구소인 희망제작소(www.makehope.org)가 대한생명과 함께 진행하는 퇴직자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기업, 관공서 등 전문직에 종사했던 40∼60대 퇴직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 교육을 통해 재무장한 뒤 비영리단체 등에서 유급 또는 무급으로 일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를 위해 희망제작소는 지난달 ‘행복설계 아카데미’를 개설, 40명의 퇴직자 공개 모집을 끝내고 120시간짜리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퇴직자들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전국 비영리단체들을 조사해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주는 웹사이트도 11월 오픈한다. 현재까지 70여개 단체가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밝혔다. (문의) 02-3210-0909
난 이렇게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직장을 그만둔 배근수 씨(44)는 나 홀로 재취업을 준비해오다 체계적인 준비의 필요성을 느껴 노사공동 재취업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이력서 작성, 경력, 목표 등 강의에서 배운 내용은 곧바로 전직활동에 활용했다. 그 결과 퇴직 2개월 만인 1월,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2개월 뒤 그는 회사를 그만뒀다. 급한 마음에 자신의 목표와는 상관없이 급여에만 신경을 쓴 것. 직무 적응 실패로 다시 사직서를 써야 했다. 다시 재취업센터를 찾았다. 그는 “두 번째 도전마저 실패로 이어지면 극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컨설턴트의 조언에 따라 충분한 휴식시간을 가지고 목표를 재정비했다.
“전직 활동을 정말 일하듯이 했어요. 아침 10시 전까지 센터에 도착해 신문과 잡지를 꼼꼼히 읽고 채용사이트도 부지런히 검색했죠. 하루 이력서 1통, 전화 4통, 만남 1명이라는 목표도 꾸준히 지켰어요.”
구직 활동을 다시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바라던 업종에서 채용 제의가 왔다. 연봉이 낮았지만 1월의 실패를 거울삼아 재취업을 결정했다. 연봉보다는 경력목표와 앞으로의 비전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배 씨는 “친한 친구에게조차 말하기 어려운 고민을 컨설턴트에게는 마음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며 “외로운 실직자에게 전문기관은 가장 든든한 친구가 된다”고 덧붙였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