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정면승부 어쨌든… 호감도 급상승
차승원은 친부 논란 속 “노아는 마음으로 낳은 아들”이라며 “끝까지 가족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작은 사진은 어린 차노아, 아내 이수진 씨와 함께 방송에 출연한 차승원. 사진출처=SBS 방송 캡처
이런 차승원 부자를 향한 난데없는 소송이 뒤늦게 알려진 건 이달 6일이다. A 씨는 소장에서 “이 씨가 차승원과 결혼하기 전 나와 만나 낳은 아이가 차노아”라며 “차승원과 이 씨가 쓴 책을 비롯해 매스컴을 통해 친부 행세를 해 나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소송은 지난 7월 제기됐고, 10월 1일 1차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1차 변론에서 재판부는 무변론 판결 취소 결정(피고가 정해진 기간 내 답변서를 내지 않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간주)을 내렸다. 다음 변론기일은 10월 31일로 예정돼 있던 터였다. 그 사이 소송 사실은 외부에 공개됐다.
톱스타 가족사를 둘러싼 이례적인 소송으로 인해 ‘진실’을 향한 대중의 궁금증 역시 증폭됐다. 이와 함께 A 씨가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나선 점도 의아함을 넘어 의문을 키웠다. 법조계에서도 ‘흔히 보기 어려운 소송’이란 의견과 함께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응에 고심하던 차승원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피소 사실이 공개된 6일 오후 그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YG)를 통해 그동안 한 번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했던 가족사를 공개했다. 노아 씨를 “마음으로 낳은 아들”이라고 밝힌 것이다.
YG는 차승원의 말을 인용해 “22년 전 결혼을 했고 당시 부인과 이혼한 전 남편 사이에 태어난 세 살 배기 아들 노아도 함께 한 가족이 됐다”며 “노아를 마음으로 낳은 자신의 아들이라 굳게 믿고 있고 지금도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소송이 알려지며 가족이 받게 될 상처에 대해 차승원은 매우 마음 아파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승원은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끝까지 가족을 지켜나갈 것이라는 뜻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이 공개되기 전까지 노아 씨는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차승원은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가족을 지키겠다는 말도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다. 차승원의 이 같은 입장이 나오자 A 씨는 7일 소송을 취하했다. 구체적인 소 취하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차승원의 ‘고백’이 나온 데다 명예훼손 여부도 명백하게 가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법조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덕분에 차승원 가족사는 더는 확대되지 않고 있다. 차승원의 담담하고 책임감 강한 모습은 오히려 대중의 지지를 얻고 있다. 심지어 평소 차승원 가족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다는 이웃이 직접 밝힌 평소 그의 따뜻한 성품이 ‘미담’처럼 공개돼 화제를 더하기도 했다.
차승원은 20대 초·중반 패션모델로 활동하다 20대 후반인 1997년께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연기자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연상의 부인과 아들이 있다는 사실은 자연스럽게 알려졌고, 당시로서는 흔하지 않았던 그의 상황은 단숨에 화제를 모았다.
이수진 씨가 출간한 에세이.
이 책에서 이 씨는 이화여자대학교 2학년 때, 고등학생인 차승원과 처음 만났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차승원을 만나 불행한 학창시절을 해피엔딩으로 마감했다”고 썼다. “고등학생인 차승원을 무도회장에서 만났다”거나 “차승원과 결혼해 노아를 낳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뒤늦게 드러났지만, 이들 부부는 당시로서는 가족을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차승원은 친부 소송에 휘말린 뒤 “22년 전 아내와 결혼을 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일부에선 그보다 3년 더 앞선 25년 전 아내와 결혼했다는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차승원과 오랫동안 알고 지낸 한 관계자는 “부부가 처음 만난 직후엔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며 “어린 아들을 돌보려고 차승원은 모델 일에 더욱 몰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결혼 시점은 당사자인 부부 외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아들과 가족을 위한 서로의 사랑과 배려가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차승원의 아들 사랑은 연예계에서는 모르는 이 없을 정도다. 좀처럼 아들 얘기를 하지 않는 그이지만 7년 전 장진 감독의 영화 <아들>에 출연하면서는 아들 이름을 오랜만에 꺼냈다. “<아들>을 찍는 데 결정적인 원인이 돼 준 나의 아들 차노아에게 감사하다”는 말이었다. 그는 또 지난해 아들이 불명예스러운 사건에 휘말렸을 때도 뒤로 숨지 않았다. “훌륭하지 못한 아버지로서 가슴 깊이 사죄 드린다”는 사과도 직접 했다. 어떻게든 논란을 비껴가려는 여느 스타들과 상반된 모습을 지닌, ‘강한 아빠’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