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뉴엘은 지난 20일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수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농협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채권은행에 차입금을 연체하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등 일부 채권은행은 보유 모뉴엘 채권을 만기 전 일시 회수하는 ‘기한이익상실’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모뉴엘 채권 규모는 총 1165억 원이다. 농협은행도 20일 밤 장기 연체 중인 모뉴엘 채권을 부도처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04년 아하닉스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모뉴엘은 로봇청소기를 비롯해 PC와 생활가전 전반에 걸쳐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11년에는 코스닥 상장사인 잘만테크를 인수했다. 지난 2008년 739억 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조 2737억 원까지 증가했고, 지난해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인터내셔널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모뉴엘의 법정관리는 업계에도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모뉴엘의 금융권 여신규모는 5000억 원 수준이어서, 금융권 피해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여기에 코스닥 상장사인 잘만테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관련 투자자의 손실도 예상된다.
금융권에서조차 모뉴엘의 위기를 감지하지 못한 것을 두고 수출 납품 대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빚어진 자금난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수출 규모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가공매출을 일으키다 결국 문제를 키웠다는 시각도 있다. 수출 비중이 80% 이상이었던 만큼 이 부분에 핵심이 담겨져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모뉴엘과 자회사인 잘만테크가 선적서류 조작 등의 방법으로 가공매출을 일으켰다는 제보를 받고 감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모뉴엘의 매출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법원은 압류를 금지하는 재산보전처분 및 포괄적금지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후 회생절차는 2주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