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 6명 적발...해군 각종 장비에 장착돼
경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위조한 중․저가 대만산 방열 팬 라벨 및 품질보증서를 이용, 프랑스산인 것처럼 속여 군함레이더, 수중음파탐지기, 자주포 탄약운반차량 등을 제조하는 방산업체 및 통신업체, 전자제품 제조업체에 10년간 약 10만 여개를 납품한 무역회사 대표 이 모씨(50)를 구속하고, 직원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또한 팬이 사용된 군수물자 대부분이 10여년간 특정업체 제품만 장착하도록 설계에 반영하고, 지속적으로 가짜 부품이 납품되고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점이 드러나 방위사업청 및 군 수사기관에 통보조치 했다.
이씨는 1999년경 프랑스 A사의 방열 팬 독점 판매권을 확보, 판매하고 있던 중 2004년 2월경 대만 D사의 방열 팬이 프랑스 A사 제품보다 3배가량 저렴하다는 사실을 알고, 친분이 있던 K인쇄소에 위조 라벨을 제작 의뢰했다.
이어 위조된 라벨을 4~6달러에 수입한 대만 D사 팬에 부착해 12~50달러에 납품하는 방법으로 약 14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이러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품질보증서까지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만 D사 한국법인 직원 윤모씨는 팬 구입 의뢰업체를 이씨에게 소개해주고 알선비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4500만원 상당을 수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납품된 가짜 팬은 해군의 윤영하함 등 군함 위성통신장비, 전투체계 콘솔(Consol), 군함 훈련용 모의표적시스템, 2500톤급 인천함에 장착된 수중음파탐지기, 4500톤급 천왕봉함 장착 레이더, 개발 중인 차기 상륙함․차기 기뢰부설함 등에 장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방산부품 관리시스템 상 문제점에 대해 제도 개선을 권고하고, 향후 방산업체 관련 비위 등 국내 산업기술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수사 활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김원태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