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은 금호산업 보통주 171만 4885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204억 원 규모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에 대한 호반건설의 지분율은 기존 0.00%에서 5.16%로 높아졌고, 호반건설은 금호건설의 5대 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이에 투자은행(IB)업계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금호산업을 사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에 대해 호반건설 측은 “금호산업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라, 여유자금 투자목적에서 200억여 원을 들여 주식을 매입한 것 뿐”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실제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사들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주식을 사들이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11일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기간을 2년 더 연장하고, 채권단의 출자전환 지분 57.6%를 공동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은 지분 공동매각을 결의하면서 박삼구 회장에게 지분 50%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장했다. 애초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종료 시점은 올해 연말이었다. 워크아웃이 종료된 후 채권단이 지분을 매각하면 시장에서 공개 매수해야 하기 때문에 박삼구 회장 측에서는 부담이 커진다. 따라서 이번 채권단 결의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장하려는 조치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호반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지난해 24위에서 9계단 뛰어오른 15위를 차지했다. 자산총액은 9539억 원인데 비해 부채는 1317억 원에 불과해 자본건전성이 우수한 회사로 평가받았다.
최근에는 ‘호반베르디움’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위례신도시·인천 송도 등 수도권은 물론 지방 주택시장에서 성과를 내, 지난해 순이익 109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시평 1위인 삼성물산의 지난해 순이익이 1402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뛰어난 실적이라는 평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