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리의 나비부인’ 법정공방 그후

파리로 간 ‘나비부인’ 마지막 몸부림 중

[일요신문] 2013년 11월, 교계에서는 일대 파문이 일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재불 성악가 정귀선 씨와 불륜을 저질렀고, 정 씨가 이를 토대로 <빠리의 나비부인>이라는 책을 내놓자 15억 원을 써서 입막음을 했다는 폭로가 나온 것이다. 이후 정 씨는 2014년 1월 해당 사실을 폭로한 순복음교회 장로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장로들은 정 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는 등 사안은 법정 싸움으로 번져갔다. 

이후 ‘빠리의 나비부인’ 사건은 세간에서 점점 잊혀갔다. 하지만 <일요신문>은 그간 해당 사건을 지속적으로 취재해왔다. 특히 명예훼손 고발 이후 파리로 자취를 감췄던 정 씨가 지난해 11월 한국으로 입국해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정 씨는 검찰에서 장로들과 대질심문을 진행했다. 정 씨는 “불륜과 합의 사실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에 장로들은 정 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해당 증거를 들이댔다. 그럼에도 정 씨는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 조작이다”라고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질심문 이후 정 씨는 다시 파리로 건너 가 종적을 감춘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수사도 다시 중단됐다. 시간이 흘러 장로들은 올해 5월 명예훼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정 씨는 무고 혐의와 관련해 기소중지 처분을 받았다. 검찰에서는 “정 씨가 파리에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한 장로는 “우리가 승소하고 정 씨가 백기를 든 셈이다. 파리에 있다고 하는데 더 이상 한국으로 오지 않은 것 같다. 정 씨 측에서는 무혐의 처분 이후 고검에 항소를 했는데 그게 또 기각됐다. 그랬더니 지난 7월말 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했다. 사실상 마지막 몸부림 아니겠느냐”라고 전했다.

고등법원은 오는 10월 말까지 정 씨의 재정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으나 기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장로 측은 그동안의 상황을 종합해 고법의 판단이 나오는 즉시 기자회견을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장로는 “불륜 사실은 이제 모두 드러났다. 남은 건 조 목사의 책임을 묻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박정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