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과 손익구조 30% 이상 변동 공시의무 위반…하림지주 “고의는 아냐, 경위서 제출 예정”
지난해 엔에스쇼핑도 2021년 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대비 36% 감소한 397억 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126% 줄어든 -80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엔에스쇼핑의 매출은 2021년 대비 0.5% 증가한 5509억 원이었다.
하림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하림산업과 엔에스쇼핑은 하림지주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산총액 10% 이상에 해당하는 주요 자회사다.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이 전년도 대비 30% 이상 변동될 경우는 주요 경영사항에 해당한다. 지주회사는 주요 자회사의 매출과 실적 등이 30% 이상 변동됐을 때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동’ 공시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코스닥시장 공시규정에 따르면, 하림지주는 해당 자회사들의 재무제표가 이사회에서 결정된 2월 8일 공시했어야 하지만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 한 관계자는 “지주사의 공시 의무가 있는 게 맞다”면서 “결산과 관련된 공시 중 누락된 부분이 있으면 거래소에서 사후 심사를 한다. 경중에 따라 주의부터 벌점까지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시 누락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시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 관계자는 “30% 이상 매출 및 손익구조 변동과 배당 공시는 굉장히 중요한 공시다. 공시 관련해 사소한 실수들은 많이 하지만, 보통 공시 내용상 오타나 계산 실수가 대부분이다. 공시 자체가 누락되는 건 상장사로서 이례적이다”라고 말했다.
하림지주의 공시 누락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1년 7월 하림지주가 엔에스쇼핑 최대주주로 올라선 2018년 7월 이후 3년간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 보고서’ 공시를 누락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2018년 7월부터 보도가 나온 2021년 7월 사이 하림지주가 보유한 엔에스쇼핑 지분율은 40.7%에서 47.96%로 늘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주권상장법인의 임원 또는 주요 주주는 임원이나 주요 주주가 된 날부터 5일 내에 소유하고 있는 특정 증권 등의 소유 상황과 소유 상황에 변동이 있으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한국거래소가 관리‧감독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앞서의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법인이 1500개가 넘는다. 결산기에는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 배당 공시 등이 모조리 올라온다. 실시간으로 공시를 다 보면 좋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하림지주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에 배당과 매출 공시 누락 관련한 자료를 제출했고 조만간 경위서를 낼 예정이다. 거래소에서 내부적으로 불성실공시에 해당하는지 추후 검토한다고 전달받았다”며 “2021년 엔에스쇼핑 지분 소유상황 공시 누락과 관련해서는 회사에서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보고’와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 보고서’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는 상황을 몰라서 벌이진 일이었다. 다만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보고를 통해 내용을 알렸기에 금융감독원에서도 특별히 제재하지는 않았다. 이번 공시 누락은 사업구조 재편에 따라 엔에스쇼핑이 비상장사로 전환되면서 연계공시가 안 돼 일어난 일로 절대 고의로 숨긴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