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해 vs 과해’ 일본 공무원 흡연으로 1430만 원 감봉

‘14년 6개월간 직장 벗어나 4512회’ 합산해 징계…“차 마시며 수다 떠는 건 괜찮고?” 갑론을박

[일요신문] 최근 일본에서는 흡연으로 감봉 조치된 공무원의 사연이 관심을 모았다. 감봉액이 무려 1400만 원에 달하기 때문. 이를 두고 인터넷상에서는 “징계가 과하다”와 “그럴 만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오사카부는 ‘근무 시간 중 반복적으로 흡연을 했다’는 이유로 재무부 소속 남성 직원 3명에게 ‘감봉 10분의 1’이라는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들 중 가장 무거운 처분을 받은 것은 주사급 A 직원(61)으로 6개월 감봉 조치를 받았다”고 한다. A 씨는 14년 6개월 동안 총 4512회에 걸쳐 근무 중 직장을 벗어나 담배를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355시간 19분이다.

오사카부 인사과는 “지난해 9월 남성 직원 3명이 근무 시간에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자리를 자주 비운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이들에게 구두 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계속 근무 시간에 담배를 피우러 나가 징계를 내리게 됐다는 것. 더욱이 이들은 같은 해 12월 ‘주의를 받고 나서는 흡연을 하고 있지 않다’며 허위 보고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지방공무원법상 ‘직무 전념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주사급 직원은 6개월 감봉 조치에 처해져 144만 엔(약 1430만 원)을 날리게 됐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오사카부는 일본 내에서도 엄격한 흡연 규제 조례로 유명하다. 20년 전부터 청사 및 공립학교와 같은 정부 건물 내 금연을 실시하고 있으며, 공무원의 경우 2019년 근무 시간 중 흡연이 금지됐다. 만약 담배를 피우려면 휴식 시간에 주변의 흡연실을 이용해야 한다.

이번 징계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 직장인은 “우리 회사에도 일은 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고 온다는 핑계로 시간을 보내는 동료가 있다”며 “근무 시간 형평성에 어긋나므로 감봉 처분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무원이라면 흡연을 위해 외부 건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될 것”이라는 추측이다.

반면 “위반이라고는 하지만 14년 전까지 합산해 징계한 것은 과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관련 뉴스에는 “직장에서 차를 마시거나 간식을 먹으며 수다를 떠는 시간도 흡연과 다를 게 없다” “벌금이 가혹하다” 등등의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오사카부에서는 2019년에도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한 교사가 약 3400회 불법 흡연을 해 감봉 처분을 받은 것. 당시 오사카부 교육위원회는 “교사 B 씨(60)가 점심 휴식 시간 이외에 무단으로 학교를 벗어나 흡연을 반복했다”면서 감봉 100만 엔의 징계를 내렸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