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웅진 좋은만남 선우 대표 | ||
캠퍼스 커플이었던 어느 남녀의 이야기다. 남성은 혈액형이 O형, 여성은 A형으로 두 사람은 성향도 서로 잘 맞고 혈액형 궁합도 환상인, 말 그대로 자타공인 천생연분이었다. ‘환상의 커플’답게 뜨거운 연애를 하고 결혼에 골인, 첫 아이가 태어났다. 하지만 아이의 혈액형이 B형이라는 말에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O형-A형 부모 사이에서는 B형 아이가 태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동 끝에 의사의 권유로 혈액형 검사를 다시 한 부부. 알고 보니 남편의 혈액형이 O형이 아니라 B형이었다. 병역을 면제받아 초등학교 이후 한 번도 혈액형 검사를 받지 않았던 남성은 30년 가까이 자신의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 남편은 아내로부터 ‘소심하고 까탈진 B형 남자’ 취급을 가끔 받는단다. 혈액형으로 보면 B형 남성과 A형 여성은 상극이라는데 혈액형 궁합으로는 최악의 커플이 행복하게 잘 사는 건 무슨 조화인지….
♥혈액형을 속여야만 했던 B형 남자
K 씨는 몇 번의 실연을 통해 깨달은 게 있다. 공교롭게도 그녀가 만났던 남자들 모두 B형이었다. 그래서 다시는 B형 남자를 만나지 말자, 성격이 둥글둥글하다는 O형을 만나자는 생각에 소개를 받을 때마다 상대의 혈액형을 묻게 되었다. 그런 그녀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직장 동료가 있었다. 하필이면 그의 혈액형이 B형. 직장동료로 K 씨의 혈액형 집착을 알고 있던 B형 남자는 그녀에게 O형이라고 속여 사귀게 되었다.
♥그 사람의 혈액형을 사랑하지 말라
혈액형은 우리나라와 일본인들이 주로 갖고 있는 편견이라고 한다. ‘A형은 싫다’ ‘B형은 안 맞는다’는 식으로 여성은 전체 남성 중 4분의 1을 만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어떤 혈액형이 싫다는 것도 문제지만 특정 혈액형을 선호하는 것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남녀관계에서 자칫 선입견이 될 수도 있다.
성격이 까칠한 남자가 있는데 그의 혈액형이 A형이라고 하자. 그의 성격이 까칠한 것은 A형이라서가 아니라 그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그가 A형이라서, B형이라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기 때문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다. 이젠 ‘사랑은 피보다 진하다’는 말을 되새겨보자. 사랑에 빠지면 질색을 했던 B형도 O형으로 보이게 한다. 진정으로 사랑하면 타고난 혈액형은 못 바꿔도 혈액형 궁합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