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 “뒷짐만 진 거 아니라니깐”
반면 일본 경시청은 전담반까지 꾸려 적극적으로 김 씨를 추적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5월 중순에는 김 씨를 체포하기 위한 본격적인 검거작전에 돌입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본래 도쿄 신주쿠에 머물고 있었으나 수사망이 좁혀오면서 나가노 현에 숨어 지냈다. 그런데 일본 경시청에서 김 씨의 나가노 현 소재지를 파악해 체포 작전에 돌입한 것. 지난 5월 중순 일본 경시청은 김 씨 소재지로 알려진 나가노 현 소재의 한 주택 인근에 형사들을 급파해 이틀 동안 잠복 수사에 돌입했다. 당시 수사는 한국 경찰의 정보가 아닌 일본 경찰의 자체 정보를 통해 이뤄졌다. 그렇지만 그 사실을 알아차린 김 씨가 잠복을 피해 달아나면서 검거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김 씨는 재일교포 지인의 도움을 받아 나가노 현 하쿠바 온천지역의 한 펜션 등에서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당시에는 현금 100만 엔(한화 1300만 원가량)을 소지하고 있었을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 없이 지내왔다고 한다. 다만 이미 대한민국 여권이 말소돼 불법 체류자가 된 터라 그는 도쿄 소재의 외국 대사관들에 전화를 걸어 제3국행 가능 여부를 타진하기도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검거는 한국 경찰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김 씨 주변 인물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한국 경찰이 이미 한 차례 일본으로 건너가 김 씨를 만난 것으로 보이는 지인이 또 다시 일본으로 향하자 그 사실을 일본 경찰에 알린 것. 이에 일본 경찰이 지인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서 잠복 수사에 들어가 호텔 로비에 나타난 김 씨를 체포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