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환 ‘발군’, 이학수.이성일 의원 ‘정책감사 모범’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전체 도의원 중 절반이 넘는 26명이 초선인데다 당선되고 나서 처음하는 행정사무감사여서 제대로 감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의원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부실 행정과 낭비되는 예산을 가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원들은 이번 감사에서 일방통행인 송 도정의 ‘삼락농정’에 대해 경종을 울렸고 전북도정이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시군 인사교류와 승진인사 난맥상 의혹을 공식적으로 거론해 도민사회의 관심을 받았다.
또 감사 무풍지대로 남아있던 생물산업진흥원과 전북발전연구원, 자원봉사센터 등 전북도 산하 기관의 도덕적 해이, 주먹구구식 마을기업육성 사업, 누리예산 미편성에 따른 불협화음 등에 대해 따끔한 질책을 아끼지 않았다.
도 본청의 인사 난맥상과 전북발전연구원 문제에 있어 가장 중심에 선 의원은 단연 송성환 (전주3)의원이었다.
전주시의원 출신으로 탄탄한 의정 경험을 쌓은 송 의원은 이번 행감에서 다양한 자료를 제시하고 날카로운 질의를 통해 집행부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등 치밀한 준비와 실력이 돋보였다.
송 의원은 전북도가 위법한 인사가 없다고 제출한 자료 역시 위증임을 밝혀내 지난 10월 단행된 전북도의 4~5급 간부 승진 인사가 잘못됐음을 시인 받는 ‘실력’을 보여줬다.
이학수(정읍2)의원은 전북도가 300억원의 지방비를 쏟아 붓고 있는 일자리정책의 문제점을, 문화관광건설위원장인 이성일(군산4)의원은 일 전북도의 공항인프라 확충을 역설하고 관련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서 정책감사의 모범을 보여줬다.
하지만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일부 도의원들의 전문성 부족, 전북도의 무성의한 답변과 준비부족은 이번 행감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일부 의원들은 날카로운 질의 대신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질의시간을 채우거나 일부 의원은 감사 후반에 갈수록 날카로움이 무뎌지는 등 의원들 간 수준 차이가 현격히 드러나는 행정사무감사였다.
문화관광체육국에 대한 감사에서 일부 도의원이 전문성이 결여된 발언을 하면서 문화예술인들의 눈총을 산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일부 초선의원들이 감사를 준비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에서 도의회 발전의 가능성을 봤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북도 등 집행부 역시 이번 감사만 넘어간다면 된다는 식의 회피성 답변이 수시로 눈에 띠었고, 업무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서장과 기관장들도 다수 목격됐다.
급기야 행자위와 보건복지위 감사에서는 집행부의 무성의한 답변 태도와 준비부족으로 감사가 중단되는 파행이 거듭됐다.
이 같은 파행은 4.5급 승진인사의 불합리성을 추궁하는 도의원들의 질의에 간부들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어물쩍거리거나 일부 위증 소지가 있는 답변으로 일관한데서 비롯됐다.
한편 도의회는 25일부터 일반 안건 심사를 비롯해 전북도와 도 교육청에 대한 내년도 예산 심의에 본격 착수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