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부경찰서는 2일 A씨(22)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0년 1월 인터넷 게임을 통해 알게 된 대학생 B씨(25)에게 미모의 여성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이라고 속이고, 음성변조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여성 목소리를 내며 B씨와 통화하며 사귀자고 접근했다.
이후 A씨는 지난해 7월 4일 ‘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해 사채 300만 원을 빌렸는데 이를 갚지 못해 사채업자들에게 감금 폭행 당하고 사창가로 팔려가게 된다’고 말하며 돈을 송금받는 등 17차례에 걸쳐 2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범행은 B씨가 3월 7일 새벽 1시경‘여자친구가 사채업자의 돈을 갚지 못해 자살하려 한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B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두 사람이 4년을 사귀면서도 한 번도 만난적이 없었던 점을 수상히 여겨 수사에 나섰다. 애초 휴대전화 명의자인 A씨를 상대로 수사를 벌였지만 A씨는 “전 여자친구에게 휴대전화와 계좌를 빌려줬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의 1년치 통화내역을 분석하고, A씨의 옛 애인을 찾아내 음성변조 프로그램으로 여자행세 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A씨의 범행을 밝혀냈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