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일요신문DB
2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3부(심우용 부장판사)는 박 아무개 씨 등 4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8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가 가습기 제조업체를 관리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미국 환경보호청에서 독성평가가 이뤄진 원료나 SK케미칼에서 유해물질로 규정한 물질 등은 피해자들의 사망원인이 된 물질과 다른 물질”이라며 “관련 논문에서 발표된 내용은 가습기 살균제 성분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자율안전확인대상 공산품’으로 신고 된 적이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제조업체가 스스로 확인을 거쳐 신고할 의무가 있을 뿐 국가에 자율안전확인을 강제할 절차가 규정돼 있지 않았다”며 역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당시에는 살균용품이 아니라 가습기 청소를 위한 용품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해서 국가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씨 등 6명은 옥시레킷벤키저, 한빛화학, 세퓨 등이 제조한 가습기 살균제를 이용하던 중 숨진 피해자의 부모들로 “가습기 살균제 제조상의 하자로 이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며 지난 2012년 법원에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또 국가 상대로는 “가습기 살균제를 유해물질이나 의약외품으로 지정해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옥시레킷벤키저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3곳과는 지난해 8월부터 9월 사이 합의를 이뤄 소를 취하했다. 이들 중 강 아무개 씨 등 2명은 제조업체와 합의가 이뤄지자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도 취하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낸 소송은 서울중앙지법에서만 현재 7건이 계류 중인 상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낸 구상금 청구소송도 1건 계류돼 있다.
문상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