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발력·지구력 갖춘 ‘천년동안’ 유리
2013년 9월 렛츠런파크서울에서 열린 동아일보배 경주에서 ‘천년동안’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천년동안(5세·암[117]·20전8/5/3·최상기·신삼영)=대상경주 단골 출전마로 20전 가운데 16회를 3위 이내에 들었을 만큼 준족이다. 지난해 10월 경기도지사배에서 피노누아한테 불의의 일격을 당해 우승을 놓쳤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과천벌 최강의 국내산 암말이다. 순발력과 지구력을 겸비해 앞에 가든 뒤에 가든 자기능력을 잘 발휘해주고, 거리적성도 길어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그야말로 전천후 경주마다. 이번 경주가 단촐(현재까지 9두 출전신청)한 편성이라 경주 중에 변수가 일어날 여지도 적어 강력한 우승후보로 판단된다. 장거리까지 활약이 가능한 엑톤파크의 자마다.
#우아등선(4세·암[107]·10전6/0/0·최상기·김동균)=10전 6승이라는 전적표가 말해주듯 이 말은 ‘모 아니면 도’에 해당하는 행보를 보였다. 2군에서 2연승을 하고 1군에 올라왔지만 첫 경주에서 압도적인 인기마로 팔리고도 우승마와 4마신 이상 차이를 내며 5위에 그쳤다. 선입으로 뛰면서 차분하게 힘 안배를 할 때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한다. 메니피의 자마로 순간스피드가 강점이고, 모계쪽에서 장거리 인자를 물려받아 장거리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잠재력일 뿐이라 메니피 혈통은 실전 검증이 우선이다. 게이트가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총알공주(6세·암[102]·33전3/9/2·과천시설관리공단·김점오)=능력은 거의 드러난 마필이다. 단거리에선 강자로 분류될 수 있겠지만 장거리에선 약체로 분류된다. 1800까지는 입상기록이 있지만 그것도 강한 편성은 아니었고 2000미터에선 두 번 출전해 모두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선, 추입이 가능한 자유마지만 거리적성이 짧아 이번 경주에선 자력으론 입상이 어려워 보인다.
#피노누아(5세·암[113]·16전5/4/2·박병룡·박천서)=경기도지사배에서 천년동안을 꺾는 이변을 연출한 덕분에 레이팅점수가 아주 높지만 필자의 의견으로는 당시는 게이트 이점을 안은 최적전개와 적절한 힘 안배로 이 마필이 보유한 최고치의 능력을 뽑아낸 것으로 보였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도전세력 정도로 분류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언제 어떤 경주에서든 꾸준히 자기 타임을 내는 것이 강점이다. 상대가 잘 뛰면 순위가 밀리고 상대가 싸워서 지치거나 부진하면 순위가 오르는 유형이다. 캐피털스팬딩의 자마로 거리적성은 긴 편이다.
#큐피드걸(4세·암[89]·18전4/1/3·서순배·박재우)=2군마로 출전경험이 비교적 많지만 아직도 주행 악벽이 있고, 주로에 나오면 나대거나 폭주하려는 면이 있어 경주로 조교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간혹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도깨비 스타일이라 완전히 무시할 순 없지만 1군 강자들을 단번에 뛰어넘을 수 있는 능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레이팅 점수도 89로 출전마 중 밑에서 두 번째일 만큼 낮다. 비카의 자마지만 모계쪽의 장거리인자를 잘 물려받아 거리적성은 크게 문제될 것 같지 않다.
#금빛환희(4세·암[107]·14전5/2/2·박복용·배대선)=갓 승군한 마필로 이번 경주가 1군 데뷔전이다. 3세마 시절인 지난해에 스포츠서울배에서 우승했고, 코리안오크스배에선 4위, 농협회장배에선 2위를 차지했다. 4세에 이르렀는데도 마체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지만 보여줄 걸음이 더 있는 기대주다. 부마인 피스룰즈와 외조부인 사일런트워리어의 혈통을 물려받아 스피드와 지구력을 겸비했다. 거리 경험이 없지만 강단있는 말이고 충분히 쉬면서 전력을 재정비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강력한 복병이자 상대마로 보인다. 다만 경주당일 훈련강도(조교표 체크)와 체중은 꼭 살펴봐야 할 것이다.
#초원여제(6세·암[102]·37전5/7/7·조동식·정호익)=대상경주에서 6전 2위2회를 기록한 준족이지만 전성기가 지난 노장마다. 예전의 능력 같으면 여기선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히겠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부담중량도 상대적으로 불리해 큰 기대는 어려워 보인다.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면 직전인 1월 25일 경주에서 순발력을 보이면서 선행까지 나섰고 종반에도 제법 끈끈하게 뛰는 등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포리스트캠프와 네비게이션 사이에서 태어난 마필로 장거리 경험이 풍부해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기습선행으로 3위권 정도는 노려볼 만하다.
#엑스파일(6세·암[103]·29전5/3/9·박형인·안병기)=마령 6세의 노장마로 아직도 간혹 한발을 쓰면서 배당을 내곤 한다. 체구가 작은 마필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 말도 부담중량에 민감하고 컨디션이 최상일 때만 입상하는 유형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성적이 들쭉날쭉하지만 거꾸로 보면 항상 주의깊게 관찰해야 하는 대상이다. 대상경주에선 3회 출전해 3위 1회를 거뒀다.
혈통상으로 보면 이 마필은 정말 미스터리다. 엑스플로잇과 도로시디의 자마로 거리적성이 짧고 도시지프로파일상으로도 장거리 인자가 없지만 장거리까지도 잘 뛰어주고 있다. 체구도 왜소하고 훈련도 늘 부실한데 이런 정도의 성적을 냈다는 것은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경주에선 부담중량이 불리하다.
#허리케인점프(5세·암[82]·17전3/3/1·고제광·황영원)=앞서의 큐피드걸과 함께 2군마다. 레이팅점수(82)가 출전마 중 최하위일 만큼 객관적인 전력은 열세다. 지난해 10월 1900미터에 출전해 3위를 차지했는데 그 경주가 가장 긴 거리다. 주목할 점이 있다면 혈통이다. 최장거리까지 활약이 가능한 커멘더블의 자마인 데다 모마가 우승터치, 업라이징이라는 강자를 배출한 제니튜더다. 이제 막 5세(실제 나이는 4.8세)가 된 만큼 성장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하겠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