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등 통증, 정말 이상 없나

“기자 여러분, 확대 해석 마세요”

[일요신문] 2월 27일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LA 다저스 스프링캠프 훈련을 앞두고 돈 매팅리 감독은 기자들 앞에 섰다. 현지 기자들의 관심은 전날 등에 통증을 느껴 훈련을 거른 류현진의 몸 상태였다. 아침 일찍 기자들에게 나눠 준 훈련 스케줄에는 류현진의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즉 스케줄대로라면 류현진은 하루 만에 다시 훈련을 재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매팅리 감독은 “오늘도 류현진은 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어제 훈련장 인근 병원에서 MRI 검진을 받았는데 검진 결과 이상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 더 휴식을 취한 뒤 내일 상태를 봐서 훈련에 참가시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등 통증에 훈련을 거른 류현진. 캠프에서부터 부상 징후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순국 사진전문기자

지난 25일 두 번째 불펜 투구를 소화한 뒤 등 가운데 부위에 불편함을 느껴 다음 날 훈련을 생략했던 류현진의 상황은 현지 기자들 사이에서 충분히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정작 류현진은 ‘별 일 아니다’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팀 훈련만 소화하지 않았을 뿐, 실내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했고, 탁구를 칠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가볍지만, 트레이너가 주의를 당부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는 중이라며 여유로운 웃음을 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은 어느 때보다 일찌감치 LA에서 애리조나로 이동했고, LG 트윈스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면서 스프링캠프를 준비했었다. LG에서 이미 4차례의 불펜피칭을 마쳤고, 캠프 합류 후에도 매팅리 감독과 허니컷 투수코치의 극찬을 들을 정도로 불펜피칭에서 매우 좋은 모습을 나타냈다. 이때 류현진은 투구수를 45개까지 끌어 올렸다. 캠프에서 2차례의 불펜피칭을 마친 이후에는 선수 자신도 만족하다고 말하는 수준이었다. 다음날 류현진이 등 부위의 불편함을 호소한 것은 그래서 더 놀랄 수밖에 없었던 핫이슈였다. 

지난 시즌 어깨 부상과 엉덩이 근육 부상으로 2차례 부상자명단에 오른 류현진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부상 없는 시즌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었다. 캠프에서부터 부상 징후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만약 심각한 상태였다면 이렇게 기자들 앞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부탁인데, 아주 작은 문제를 너무 크게 확대해서 기사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류현진의 등 부위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3월 5일부터 시작되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 경기 일정을 고려한다면 당장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등 부위의 통증이 완화된다고 해도 한 번의 불펜피칭과 타자를 세워 놓고 하는 라이브 피칭은 반드시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시범경기 첫 주의 등판보다는 9일부터 시작되는 둘째 주부터 정식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