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국회의원 직접 찾아다니며 필요성 설명하며 지원 호소
왼쪽부터 허권수 경상대학교 도서관장, 정기한 연구부총장.
[일요신문] ‘대학도서관진흥법’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가운데, 이 법의 제정에 국립 경상대학교 허권수 도서관장과 정기한 연구부총장의 숨은 역할이 컸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9일 경상대학교에 따르면 허 관장은 2013년 12월 도서관장에 취임하자마자 경상대학교가 일류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도서관을 갖춰야 된다는 신념으로 2020년까지 장서 180만 권 확보를 목표로 장서 수집에 전념했다.
또 허 관장은 우리나라 대학 도서관 발전에 대해 고심했다. 근래 반값 등록금 등으로 대학에서 도서관에 대한 재정투자가 점점 어려워지자 대학도서관에 대한 관심도 낮아져 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학 내에서 도서관의 위상을 높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근원적으로 대학 도서관 진흥을 위한 법률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학 및 학교도서관의 설치·운영·지원 등에 관한 사항은 1963년부터 1990년까지 27년간 ‘도서관법’에 규정돼 있었으나, 이 법은 국립중앙도서관과 공공도서관 중심으로 개편되고 대학 및 학교도서관은 개별법으로 추진돼 왔다.
아울러 공공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에 13명의 도서관 전문가가 배치돼 운영되고 있지만 교육부에는 전국 400여 대학 도서관을 관장하는 부서와 직원은 단 1명도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지난 10년간 공공도서관 직원은 33.3%, 학교도서관 직원은 55.6% 증가했으나, 대학도서관 직원은 도리어 35.0%나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2009년 정두언 국회의원이 ‘대학도서관진흥법’을 대표 발의했으나 2012년 18대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되는 등 번번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었다.
이어 2013년 3월 김세연 국회의원이 ‘대학도서관진흥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지속적으로 이 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허권수 도서관장은 정기한 연구부총장과 함께 ‘대학도서관진흥법’ 제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여러 국회의원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명과 지원을 호소해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얻어냈다.
이에 힘을 얻은 허 관장은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 이응봉 회장, 김종철 사무총장, 김기태 팀장, 경상대 강홍구·김남희 과장, 청주대 곽동철 교수 등과 합심해 ‘대학도서관진흥법’ 마련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해 나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결국 지난 3일 국회에서 ‘대학도서관진흥법’이 어렵게 통과됐다.
허권수 관장은 “이번 ‘대학도서관진흥법’ 통과로 우리나라 대학 도서관이 동반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교육부 내에 도서관 업무를 관장하는 부서와 직원을 두는 문제를 관철시키지 못한 것은 아쉽다. 앞으로 시행령에 직원, 시설, 장서의 배치기준을 반영해 대학 도서관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