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은 오는 6월 팬오션 인수 작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현재 4조 3000억 원 규모인 자산 총액이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내년 4월 공정거래위가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에 편입될 수 있다.
대기업집단은 자산총액이 5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으로 현재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등 61곳이 지정돼 있다.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에 제한을 받는 등 각종 규제에 묶이게 되지만, 공식적으로 대기업 반열에 들어선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하림은 공정위 대기업집단 편입에 대비해 그룹 차원의 홍보 인력을 강화하고, 새로 발생할 각종 규제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서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현제 하림그룹 계열사는 닭 가공업체인 하림과 사료전문업체 제일사료, 양돈 전문업체 팜스코, 홈쇼핑업체 엔에스쇼핑 등 총 31개다. 이 중 지주회사인 하림홀딩스를 비롯해 하림, 팜스코, 선진, 엔에스쇼핑 등 5개사가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
연매출 4조 원이 넘는 국내 최대 축산업체로 자리매김한 하림은 특히 지난해 그룹의 주력산업과는 다른 업종인 해운운송업체 팬오션 인수전에 뛰어들어 주목을 받았다.
하림은 축산업에 필요한 옥수수, 대두박 등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곡물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을 인수하면 운송비용을 절감하고, 유통망을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팬오션의 해운 물류망을 통해 미국과 남미 등에서 곡물을 직접 수입해 동북아에 공급함으로써 하림을 세계 최대 곡물회사 카길에 버금가는 글로벌 곡물 유통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