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짜장·데리야끼삼겹… ‘넌 어디까지 먹어봤니’
tvN <식샤를 합시다2>에 등장한 편의점 요리.
세븐일레븐의 ‘데리야끼삼겹’은 혼자 고기를 구워먹는데 부담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저온 숙성한 삼겹살을 한입 크기로 잘라 조리한 간편식으로 전자레인지에 데워 바로 먹을 수 있다. 요리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에겐 ‘원캔’ 시리즈도 인기다.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등 6가지의 다양한 양념고기를 180g 캔에 포장한 것으로 프라이팬에 굽기만 하면 일품요리가 탄생한다.
특정 편의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독점판매 상품 증가도 업계의 트렌드다. 각 편의점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독점상품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희소성 때문에 입소문도 빨리 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도구로도 쓰인다. 자체개발한 상품들이 주를 이루는데 유명 레스토랑 혹은 스타 요리사와 독점계약을 맺고 편의점 전용 제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GS25의 대표적인 독점상품인 ‘오모리 김치찌개 라면’은 지난해 12월 24일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더니 라면계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라면 카테고리의 절대강자 ‘신라면’까지 제치며 지금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이에 GS25는 용기라면에 이어 최근 봉지라면까지 출시해 또 한 번 ‘대박’을 노리고 있다.
보통 편의점 음식하면 건강과는 거리가 먼 값싼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계속 되고 있다. 웰빙시대에 걸맞게 국산 재료, 건강한 조리법, 유기농을 내세운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을 출시하는가 하면 고급화 바람도 거세다. 특히 디저트류를 중심으로 고급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백화점이나 카페, 디저트 전문점에서나 즐길 수 있었던 고급 디저트를 편의점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됐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식사는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때우더라도 디저트만큼은 전문점을 찾던 이들이 편의점 디저트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CJ제일제당이 지난 3월 출시한 ‘쁘띠첼 스윗롤’은 출시 2개월 만에 100만 개 이상을 판매하며 품절 사태를 겪기도 했다. 매출도 무려 25억 원에 달했다. 이러한 고급 디저트 열풍에 세븐일레븐도 업계 최초로 드립커피를 출시하며 소비자 사로잡기에 나섰다.
한편 편의점 업계에서도 ‘모디슈머’를 잡기 위한 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모디슈머란 제조업체에서 제시하는 방식이 아닌 사용자가 개발한 방법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주로 두 가지 이상의 음식을 섞거나 새로운 조리법으로 음식을 만드는데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도 이렇게 탄생했다.
이처럼 모디슈머들의 레시피가 인기를 끌면 편의점 업계에서도 이들의 레시피를 신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한다. 한때 CU의 인기상품인 ‘자이언트 떡볶이’에 스트링치즈, 삼각김밥을 넣어 만드는 레시피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이 제품의 매출이 급증한 적이 있다. 그러자 CU는 모디슈머들의 레시피를 참고해 라면사리와 떡볶이를 함께 넣은 ‘자떡 라볶이’와 매운 맛을 강조한 ‘불타는 짜장’ 등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