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삼킨 공룡들 별★도 주렁주렁
▲ 그래픽합성=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이를 통해 연예계는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연예계의 중심이 토종 엔터테인먼트 업체에서 대기업으로 재편되면서 이에 따른 ‘스타 지형도’도 달라지고 있다. 소속 방송사를 기준으로 구분되었던 70~80년대의 스타 지형도는 90년대를 거치며 토종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중심으로 한 지형도로 변모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기업 중심의 새로운 지형도가 그려지기 시작한 것. 대기업의 거대 자본으로 인해 재편되고 있는 연예계의 스타 지형도를 살펴보도록 한다.
CJ 그룹
현재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호령하는 최고의 실력집단은 단연 CJ엔터테인먼트다. 영화주간지 <씨네21>이 발표한 ‘2005년 한국 영화산업을 이끄는 파워 50인’ 1위에 오른 인물이 토종 충무로 인사가 아닌 박동호 CJ엔터테인먼트ㆍCJ CGV 대표다. 지난 8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강우석 감독이 그 자리를 ‘공룡’에게 내준 것이다.
CJ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업계 계열사는 영화의 제작·투자·배급을 담당하는 ‘CJ엔터테인먼트’와 극장 사업을 담당하는 ‘CJ CGV’가 대표적이다. 또한 M.net을 비롯해 총 8개의 케이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CJ미디어’도 거느리고 있다. 이는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오리온그룹과 비슷한 양상. 그런데 CJ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토종 엔터테인먼트 업체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까지 접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손을 잡은 이가 바로 충무로 최고의 실력자 강우석 감독이다. 지난해 7월 강 감독이 이끄는 시네마서비스의 지분 40%를 인수했으며 시네마서비스가 제작하는 영화에 매년 1백50억원씩 투자하기로 한 것. 이는 단순한 지분 투자의 개념을 넘어선다. 더욱 큰 의미는 강 감독을 정점으로 한 충무로 최고의 파워집단인 ‘강우석 사단’ 전체를 아군으로 확보하게 된 것. 이를 통해 간접적이나마 설경구 안성기 박중훈 등 ‘강우석 사단 영화배우’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LJ필름의 이승재 대표를 CJ엔터테인먼트의 해외프로젝트 총괄 프로듀서로 영입해 두 회사는 ‘월드마켓 프로젝트’의 파트너 입장이 됐다. 이는 곧 CJ의 매니지먼트사 간접 투자를 의미한다. LJ필름은 나무액터스, 열음, 블루드래곤 등 매니지먼트사 세 곳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결국 CJ는 LJ필름을 통해 매니지먼트사 세 곳에 간접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셈. 이를 통해 CJ는 문근영 김태희 김민정 김주혁 도지원 김지수 박건형 송지효(이상 나무액터스) 김래원 김명민 류진(이상 블루드래곤) 류승범 남상미(이상 열음) 등의 연예인을 직계라인에 두게 됐다.
가장 확실한 스타파워를 확보한 대기업은 단연 SK그룹이다. CJ나 오리온이 영화 사업에 직접 진출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데 반해 SK는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주요 사업인 위성 DMB와 모바일폰의 콘텐츠 확보를 위해 연예계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전략 콘텐츠 태스크포스’라는 기획팀을 만들어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에 대한 기반을 다진 SK는 지난 3월 1백40여억 원을 들여 IHQ 주식 8백만 주를 인수했다. 이로써 지분의 21%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된 SK는 내년 봄에는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콜옵션까지 확보해 ‘잠재적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IHQ의 인수는 곧 국내 최대 규모의 연예기획사인 싸이더스HQ의 인수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SK는 싸이더스HQ 소속 배우를 직계라인에 두게 됐다. 해당되는 연예인은 전지현 조인성 김선아 전도연 송혜교 박신양 정우성 공유 공효진 김정화 손창민 손태영 신민아 염정아 임수정 지진희 황정민 차태현 이훈 이범수 윤계상 데니안 예지원 유선 한고은 등 70여 명. 단연 최고의 스타파워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음반(옛 YBM서울음반)의 지분 43%도 인수해 가요계에서도 확실한 스타파워를 확보했다. 서울음반 계열의 이기찬 JK김동욱 이수영 마야 노바소닉 러브홀릭 등과도 직계라인을 갖게 된 것이다.
다른 대기업이 토종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인수 합병하거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직접적인 외연 확대에 집중하는 데 반해 오리온그룹은 계열사를 통한 사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오리온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분야는 영화계로 매년 20여 편의 영화에 관여하고 있다. 극장사업을 담당하는 ‘메가박스’와 제작·투자·배급을 담당하는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투니버스, OCN, SUPER ACTION, MTV 등의 케이블 채널을 갖춘 ‘온미디어’ 등이 대표 계열사다.
이런 계열사를 통한 사업 방식으로 인해 오리온그룹은 가장 넓은 연예인 인맥을 갖추고 있지만 그 깊이에서 한계가 있다. 투자와 배급을 통해 다져진 영화계 인맥이 탄탄하지만 다른 대기업과 같이 직접적인 지분 참여를 통해 맺어진 인맥이 거의 없기 때문.
다만 지난 몇 년간 쇼박스가 제작·투자·배급을 담당한 영화를 살펴보면 특히 관계가 두터운 영화사가 몇 곳 눈에 띈다. KM컬쳐, 팝콘필름, 두사부필름 등이 있고 LJ필름 싸이더스픽쳐스와도 두터운 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KM컬쳐와 팝콘필름의 경우 지난 몇 년 사이 제작한 영화의 제작·투자·배급을 모두 쇼박스가 담당했다. 이들 영화사에 지분 참여 등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사업 동반자의 위치를 확보해두고 있는 것.
이들 두 회사의 경우 매니지먼트까지 병행하고 있다. 따라서 소속 연예인인 주진모 공형진 조미령 류승수 조민수 김정학(이상 KM컬쳐), 이성재 김하늘(이상 팝콘필름)을 간접적이나마 오리온그룹 라인의 연예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KT와 롯데
KT와 롯데도 엔터테인먼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의 경우 경쟁사인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원활한 콘텐츠 확보가 절실한 상황. 이를 위해 영화 투자배급사인 ‘쇼박스’의 영화펀드에 80억원을 투자했고 최근에는 국내 최대의 영화제작사 싸이더스픽쳐스를 인수하려 하고 있다. 또한 월트 디즈니 출신 인사를 임원으로 영입, 월트 디즈니사와 콘텐츠 공급계약을 추진 중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극장 체인을 확보하고 있던 롯데 역시 지난해 12월 (주)롯데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켜 영화 제작·투자·배급에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기 시작했다. 현재는 스크린 확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임권택 감독의 1백 번째 영화인 <천년학>의 메인 투자사로 참여하는 등 점차 그 세력을 확대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