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옮기자마자 접대 끝
“약속 당일 방송사 드라마국장이 갑자기 한직으로 발령이 났다. 그랬더니 바로 제작사 대표가 술 약속을 취소해 버리더라. 술을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나마 힘이 있는 외주제작자라 그 국장의 기분을 무시하고 그렇게 행동했지만 만약 소규모 제작사였다면 만약을 대비해서라도 그날 접대를 했을 것이다.”
물론 방송 편성권을 결정하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외주제작과 편성을 담당하는 부서와 심의기구를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외주제작사들의 ‘로비 대상’이 더욱 넓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한 방송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술자리 문화를 로비의 형태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단 돈 1만원이라도 ‘대가성’을 빌미로 오간다면 그 속에서 부정과 비리의 씨앗이 싹을 틔운다는 것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