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시즌에 개봉되는 한국영화 가운데 큰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는 작품은 <외출> <형사 Duelist> <가문의 위기> 등입니다. 그런데 세편 모두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룹니다. 기자 역시 주위에서 추석 연휴에 볼만한 영화를 추천해 달라는 부탁에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이명세 감독이 6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 <형사 Duelist>나 배용준-손예진 최강 카드에 허진호 감독이 결합한 <외출>은 모두 제작 초기부터 엄청난 기대를 불러일으킨 영화들입니다.
역시 <형사 Duelist>는 감독의 스타일이 돋보이고 <외출>은 두 주연 배우의 감정연기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편 모두 스토리 라인이 너무 빈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스타일과 감정연기만 보일 뿐 영화 자체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평이 주류를 이룹니다.
<가문의 위기>는 우선 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성으로 인해 흥행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조폭 코미디가 주류를 이루던 당시의 히트작인 <가문의 영광>의 후속편인 까닭에 당시 불거졌던 비난의 여지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결과적으로 <외출>은 ‘스타의 탄탄한 연기력’, <형사 Duelist>는 ‘감독의 뛰어난 역량’, <가문의 위기>는 ‘코미디 영화의 흥행 공식’에 충실했지만 그 이상의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 모양새입니다.
세 편의 영화가 갖춘 뛰어난 요소인 ‘스타파워’ ‘감독역량’ ‘흥행코드’는 모두 좋은 영화가 갖춰야 할 조건들입니다. 그런데 세 편 모두 하나의 조건에만 집중하다 보니 영화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요즘 영화는 하나의 조건을 완성해 투자받는 데 성공하면 나머지엔 소홀한 것 같다”고 얘기할 정도입니다. 영화의 최종 평가자는 투자자가 아닌 관객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온라인 기사 ( 2024.12.13 1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