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이제 진지해질 때도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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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배우 김정은.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영화 <사랑니>는 입시학원 수학강사 조인영이 학원에 새로 들어온 고등학생 이석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다. 서른의 인영과 열일곱인 석은 무려 열세 살 차. 인영은 자신의 첫사랑과 꼭 닮은 석을 보며 조금씩 그를 사랑하게 되고 자신에게 적극적인 이 아이를 막지 못한다.
인영은 그동안 김정은이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인물이다. 하지만 김정은은 이미 오래전부터 ‘변신’을 꿈꾸어왔다고 한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 촬영 당시 만났을 때에도 그는 기자에게 “언젠가는 코미디배우의 이미지를 깨고 과감한 연기를 선보일 거다. 지금 멜로배우로 변신중”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한 가지 이미지를 고수하는 것이 배우로서는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주로 재미있고 코믹한 역할만 해왔고 그런 모습이 주목을 받아서인지 자연스레 많은 분들이 그런 이미지를 기대하시는 것 같아요. 이제는 변해야 된다는 강박관념까진 없었지만 언제나 변화에 대해 목말라 있었던 게 사실이에요.”
김정은이 <사랑니>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마음이 이랬다. 그러고 보면 이 작품이 원하는 인영의 모습과 김정은이 바라던 이미지는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던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동안 자신에게 익숙하고 정형화된 캐릭터만을 연기했던 김정은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그 방법을 쉽게 찾지 못했다. 정지우 감독은 이에 대해 해답을 제시해주었고 김정은은 자연스럽게 그 감정을 표현했다. 그 자신의 나이도 바로 서른이 아니던가. 김정은은 “여자 나이 서른이면 사랑도 해봤을 거고 좀 더 인생과 사랑에 대해 진지할 때 아닌가. 지금의 나도 그렇다”고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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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루루공주>(아래) 파문으로 아픔을 겪은 김정은이 영화 <사랑니>(위)로 다시 팬들을 찾는다. | ||
“사랑을 해본 지 꽤 됐어요. 지금이라도 인영과 같은 기회가 찾아온다면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마 전 결혼한 (김)원희 언니나 남자친구가 있다고 고백한 (김)선아 언니를 보면 가끔 부럽기도 해요. 하지만 남자가 있어야 결혼하죠.(웃음)”
애초 이 영화는 <해피엔드>를 만들었던 정지우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과, 서른 살 여자와 열일곱 살 남자의 파격적인 사랑이라는 줄거리 때문에 꽤 농도 짙은 베드신이 연출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영화사의 홍보와는 달리 영화 속 베드신은 아주 ‘밋밋한’ 수준이어서 파격적인 영화의 흐름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다.
그런데 김정은은 <내 남자의 로맨스>에서도 한 차례 노출신과 관련된 해프닝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영화는 ‘김정은이 처음으로 상반신을 드러내는 과감한 노출연기에 도전한다’는 내용으로 홍보됐었다. 영화 속에서 란제리쇼에 참가한 김정은의 어깨끈이 풀어져 순간 상반신이 노출된다는 것.
여기에 김정은이 “공사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한마디’ 한 것이 부풀려져서 해프닝을 빚어냈던 것이다. 애초 시나리오상에도 그저 등 부분만 보이는 수준으로 묘사돼 있었다고 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김정은은 무려 48시간에 걸쳐 베드신을 찍었으나 이렇다 할 노출은 전혀 없었다.
최근 김정은은 드라마 <루루공주>를 찍으면서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 알려진 대로 그가 억지스럽게 전개되는 드라마 스토리에 불만과 하소연을 털어놓으며 ‘잠적 파문’까지 겪었던 것. 결국 <루루공주>는 종영을 한 주 앞둔 지난 9월21일 간접광고 문제로 방송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그래서인지 김정은은 드라마에 대한 얘기는 더 이상 언론에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파리의 연인> 때도 그랬듯 언제나 작품에 들어가기 전 철저한 준비를 해왔던 김정은이기에 이번 <루루공주>의 여파는 당분간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할 듯싶다.
김정은은 극중 소품도 세심하게 신경 쓴다. 새 가방을 들고 나오면 티가 난다는 이유로 대부분 자신이 쓰던 가방을 메고 나올 정도. <파리의 연인>을 찍을 땐 프랑스에 유학중인 여동생에 국제전화를 해 발음교정을 받았는가 하면, 동대문을 돌아다니며 의상을 직접 구입했다. 이번 <루루공주>의 희수는 부잣집 딸이어서 의상협찬을 받았지만 김정은은 누구보다 배역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다.
김정은은 올해 말까지 아무생각 없이 푹 쉴 계획이라고 한다. 다음 작품도 좀 더 여유를 두고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코미디여왕의 자리에서 변신을 꿈꾸는 그는 아직은 코믹과 멜로 사이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과연 다음 작품에서 좀 더 진지해질지, 본래의 장기 분야인 코미디로 되돌아갈지 벌써부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