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깨끗하고 아이 있는 유부녀 연예인 어디 없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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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을 진행하던 박주미가 연기활동을 이유로 그만두게 되면서 후임자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 ||
하지만 매주 이틀간의 녹화와 생방송 일정을 그녀의 드라마 촬영스케줄과 맞추기란 쉽지 않았던 터라 그녀로서도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떠나게 되었다. 제작진은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프로그램의 특성상 일단 주부들이 좋아하고, 사생활(이혼, 결별 등)에 큰 문제가 없으며 반드시 유부녀여야 한다는 것이 필수조건으로 떠올랐고 자녀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 제작진들 사이에서 박주미를 대신할 후보로 물망에 오른 1순위는 영화배우 S. 결혼 전 시골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서 특유의 넉살과 친화력으로 열띤 호응을 받았던 그녀라면 대환영. 게다가 얼마 전 아이의 돌잔치에서 남자 진행자와의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 탓에 제작진 입장에선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방송 의사를 타진했다. 하지만 S는 계속 이어지는 영화 스케줄로 인해 맡을 수 없다고 완곡히 거절했다고 한다.
결혼 후 연기활동을 잠시 접고 아이의 육아와 남편 내조에만 전념하다 5년 만에 드라마에 컴백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탤런트 S도 섭외 대상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집안 사정으로 조만간 미국으로 떠날 계획이란다.
다음 후보에 오른 사람은 얼마 전 둘째 아이를 낳고 연극과 드라마로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탤런트 K.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빼어난 미모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주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고 게다가 이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프로그램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접촉한 결과 그녀 역시 환영의 뜻을 보였고 제작진은 서둘러 윗선의 허락을 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뜻밖의 어려움에 부딪쳤다. 가을 개편 때 바로 앞 시간대에 방영하는 드라마에 캐스팅돼 연속 출연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이런 예상외의 난관은 종종 닥쳐온다.
▲ 대표적 여성MC인 김원희(왼쪽)와 박경림. | ||
프로그램에서 좋은 여자 진행자를 찾기란 정말 쉽지 않다. 금요일 밤 시간대의 중요 오락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의 경우 처음 유재석을 캐스팅한 이후 여자 진행자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지금은 고정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게 됐지만 당시만 해도 파일럿 프로그램 형식이었던 터라 연예인들이 선호하지 않았다.
게다가 출연자들의 입담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 어떤 프로그램보다 진행자의 몫이 중요했다. 또한 출연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놔야 했기 때문에 여자 진행자가 분위기를 잘 유도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관건이었고 연예인들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워야 한다는 조건까지 달려있었다.
여러 후보를 물색한 끝에 연예계의 소문난 입담은 물론 오랜 라디오 진행으로 자칭 타칭 마당발이었던 김원희가 영순위 후보로 올랐다. 하지만 이미 타사 오락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하지 않는 그녀의 특성상 캐스팅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제작진 중 그녀와 친분관계가 있는 사람이 전무한 상태라 접촉할 방법조차 만무했다.
제작진은 일단 무턱대고 그녀를 찾아갔다. 제작진은 ‘김원희 당신이라면 이 프로그램은 분명 정규편성이 가능하다’는 반설득과 협박(?)으로 캐스팅에 성공했다. 결국 그녀는 연말 시상식에서 이 프로그램으로 진행자상을 받게 됐고 그 은공을 모두 제작진에게 돌리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김원희의 성공사례와 같은 성과를 만들어내기란 어렵기만 하다. 더구나 남성 MC들에 비해 전문 여성 MC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 김원희 박경림 정도만이 메인 MC로 평가받고 있어 신선하고 능력 있는 여성 MC를 발굴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