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교육위 “계속된 부실편성 더 이상 묵과 못해”…막판 수정안 제출하나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가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도교육청이 제출한 ‘2015년도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부결했기 때문이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해 본예산보다 899억원이 증액된 2조7천216억원의 추경예산안을 지난 1일 도의회에 제출했었다.
◇도의회 “부실예산 편성 더는 묵과할 수 없다”
전북도의회가 꼽는 도교육청의 대표적인 부실 추경 예산편성의 사례는 전북도에서 내준 지방교육세 184억원을 편성하지 않은 점, 2014년 12월 국회가 확보한 목적예비비 중 전북 몫(202억원)을 받지도 않았으면서도 이를 계속 세입회계에 편성한 점 등이다.
도의회는 우선 전북도가 지방교육세 추가분 184억 원을 전출하겠다고 했지만, 교육청에서 관련 예산을 세입에 포함하지 않았으며 늦장행정까지 폈다며 이는 어떤 이유로도 명분이 없다고 문제 삼았다.
또 지난해 12월 국회가 확보한 5천64억 원의 목적예비비의 전북교육청 몫 202억 원은 현 시점에서 세수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관련 예산을 삭감하지 않은 것도 부적절 추경 편성이라는 것이다.
지방채 발행을 거부한 전북도교육청에 정부 목적예비비가 전출되지 않을 전망인 만큼 추경안 세입 목록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게 도의회의 교육위의 입장이다.
아울러 올해 학교시설 공사비 1천564억원중 현재까지 집행이 안 된 사업비가 720억원에 달하는데도 또다시 이번 추경에 시설공사 158건(336억원)을 편성한 것도 고질적으로 예산을 부실하게 편성한 사례라는 것이 교육위의 시각이다.
양용모 교육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7월 추경안 심사에서도 부적절한 예산편성 사례가 적지 않아 시정을 요구했었다”며 “하지만 이번 추경에서도 이러한 점이 개선되지 않는 등 계속되는 부실예산 편성을 더는 묵과할 수 없었다”고 부결 배경을 밝혔다.
◇전북교육청 “추경 부실 아냐”…심사 부결에 반발
전북도교육청은 전북도의회의 2015년도 1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부결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북도교육청 한 관계자는“도의회가 지적한 부실예산 추경안이라는 평가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추경안 심사 부결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용지부담금(378억원)은 전북도로부터 받은 적이 없고 지방교육세 전입금(184억원)은 추경안 인쇄가 끝난 후 (전북도로부터) 구두 연락에 이어 지난 10일 뒤늦게 공문을 받은 만큼 추경안에 포함할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본예산의 누리과정 예산(202억원)은 정부에서 목적예비비로 준다고 약속한 만큼 당연히 받을 돈이어서 세입 목록에 넣은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누리예산 추가 편성을 거부한 도교육청이 목적예비비를 추경안에서 스스로 제외한다면 자체예산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집행하는 모순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교육감 불출석, 교육위원들 자극...괘씸죄(?)
이 때문에 도의회 안팎에서는 김 교육감의 도발(?)이 교육위원들을 자극,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출석요구를 받고도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김승환 교육감의 석연치 않은 태도가 부결의 한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김 교육감은 전날(14일) 교육위로부터 출석 통보를 받았지만, 불참 사유를 적은 서면과 함께 황호진 부교육감과 실·국장만을 내보냈기 때문이다.
김 교육감은 서면에서 “답변의 충실을 위해 부득이 관계 공무원을 대리 출석하게 하고자 전북도의회 회의규칙 제73조 제3항(대리출석)의 규정에 의하여 불참 사유서를 제출합니다”라고 적었지만, 이 서면이 오히려 교육위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양 위원장도 “교육감으로부터 부실 예산편성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들으려 했지만 결국 나오지 않으셨다”며 “참으로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날 부결된 추경안은 예결위원회로 넘겨졌는데 예결위원회에서 어떻게 결론을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결위는 교육위원회의 판단을 중시하겠지만 도교육청의 추경안을 원점에서 한번 검토는 해보겠다며 막판 수정예산 편성의 길을 열어놓았다.
하지만 교육위의 부결 처리에 불만을 드러낸 도교육청이 임시회 본회의 마지막 날(23일)까지 수정예산안을 제출할지는 미지수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