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만 정하곤 하세월 ‘최악 시나리오’ 나돈다
▲ 지난해 9월 제작 발표회를 하는 김종학 감독과 송지나 작가. | ||
<태왕사신기>의 제작발표회가 열린 것은 이미 지난해 9월이었다. 그로부터 주인공 광개토대왕 역에 배용준을 캐스팅하기까지에도 족히 6개월이 넘게 걸렸다. 그리고 지난 4월 배용준의 출연을 공식 확인한 이후 김종학 프로덕션 측은 다른 주인공들의 캐스팅에 온 힘을 써왔다.
▲ 배용준 | ||
문소리와 송일국의 출연이 ‘물 건너’ 가게 된 것도 제작진의 순조롭지 못한 진행을 여실히 보여준다. 문소리는 애초 여주인공 수지니 역과 함께 드라마의 중요 배역 중 하나인 ‘서기하’ 역에 출연이 검토되었다가 물거품이 되었다. 문소리의 출연이 성사되었다면 배용준의 드라마 복귀로 주목을 받았던 <태왕사신기>는 또 한 번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문소리는 그동안 영화로만 이름을 알린 ‘대형스타’급 배우여서 드라마 출연은 그 자체로도 뉴스거리. 하지만 문소리는 결국 출연을 고사했다. 그는 시놉시스를 받아 직접 읽어본 뒤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배역”이라는 답을 전했다고 한다.
▲ (왼쪽부터) 최민수, 송일국, 문소리 | ||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겠다고 한 여주인공 수지니 역도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드라마 제작시 캐스팅은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나 <태왕사신기>의 경우 신중을 기하는 것을 넘어 제작에 지장을 줄 정도로 난항을 겪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미 올 가을 방영하려던 계획도 내년 6월로 미뤄졌다가 다시 9월로 연기된 상황. 이와 같은 상황에서 <반지의 제왕> 영상팀 외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음악팀, 중국 영화 <연인>의 의상팀 등 세계적인 스태프들을 동원하려던 애초의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제작 자체가 하염없이 늦춰지고 있어 해외의 스태프들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해 일각에선 과연 드라마 촬영이 성사될 수 있겠느냐는 근본적인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 이러다가 제작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워낙 쏟아 부은 게 많은 만큼 실패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종학 감독 스스로도 ‘(만약 제작이 무산될 경우) 대재앙이 몰려올 것’이라며 불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미 90개국과 드라마 판권계약을 유치한 김종학 감독의 입장으로선 이와 같은 상황이 더욱 남다르게 느껴지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지난 12월 초 김종학 감독은 제주도의 세트장 건립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1월부터 촬영이 시작된다”는 수정계획을 또다시 발표했다. 과연 내년 월드컵이 끝날 즈음 방영하겠다는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까. 한류스타의 원조 배용준이 ‘제2의 한류붐’을 일으킬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조성아 기자 zzang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