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자기손으로 상 주고 받을 뻔
▲ MBC 연예대상을 수상한 이경규는 작년 수상자 자격으로 시상식에 올라 난감한 장면을 연출할 뻔했다. | ||
일단 [MBC 연예대상]의 경우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스릴이 있었다. 공로상을 수상하는 가수 신중현이 콘서트와 맞물려 시상식 직전에 도착해서 제작진의 애간장을 태웠다. 뿐만 아니라 타사 시상식과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시작되는 관계로 몇몇 연예인들이 오토바이를 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진을 더욱 긴장케 했던 것은 대상 수상식에서였다. 이미 제작진은 대상 수상이 이경규임을 알고 있었지만 작년도 수상자가 올해 수상자를 발표해야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이경규 혼자 무대에 올릴 수 없었다. 이때 프란체스카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연기자 심혜진한테 이경규와 공동시상을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심혜진이 분위기(?)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난색을 표했다. 이에 다급해진 제작진은 다시 한번 부탁을 했고, 심혜진은 “이럴 줄 알았으면 멋진 드레스라도 입고 올 걸”이라는 말을 남기고 무대에 올라섰다.
대상 시상에 긴장감을 넣어 시간을 끌어달라는 제작진에 요청에 눈치(?)없는 심혜진은 급하게 수상자를 발표해버렸다. 발표하고 나서 화통한 성격의 그녀는 “나한테 살짝 귀띔이라도 하지”라며 호탕한 웃음을 웃어 제쳤다. 또 이날 작가상을 수상한 한 작가는 “지난해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가장 공정한 쇼는 MBC임을 자부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그 작가는 1부에 수상을 하고 2부가 시작되자마자 10대가요제의 대체 프로그램인 가요대제전 준비를 하기 위해 바로 자리를 뜨는 해프닝도 있었다.
▲ 각각 KBS와 SBS에서 대상을 받은 김명민(왼쪽)과 전도연. | ||
하지만 최진실 옆에는 마음이 편치 않은 사람도 있었다. 바로 최진실의 남편역을 연기했던 탤런트 손현주였다. 최진실의 연기가 그토록 주목받았다면 상대배우였던 손현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손현주는 우수상 후보에 올랐고 공동수상을 했다. 연예가 참새들의 뒷얘기에 그는 이번 연기대상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고 한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우수상 수상에 그쳤던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연기대상 내내 연기자들의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 춤 등 숨은 진면목을 볼 수 있어 관심을 끌었다. 같은 날 같은 시간 대에 타 방송사의 가요대제전이 방송되는 관계로 인기가수가 참석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부터인가 연기대상은 연기자들의 숨은 장기를 보는 무대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기대상 제작진들은 더욱 힘들다. 평소 연기 외에는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연기자들이 노래나 춤을 무대에서 보여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거듭되는 협박과 아부로 무대를 꾸몄다고 한다.
[SBS 연기대상]의 경우 듣도 보도(?) 못한 상의 남발로 대상의 공정성에 치명타를 안겨줬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기대상은 다음해의 드라마 제작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상자 선정에 무엇보다 신중해야한다는 것이 요즘 경향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상을 남발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