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땐 굴뚝’서 연기만 모락모락
▲ 앙드레 김 패션쇼장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김태희. 최근 김태희가 재벌2세와 결혼한다는 루머가 점점 확산되자 그의 소속사가 나서서 공개해명까지 했다. | ||
그렇다면 왜 이런 소문이 나돌게 된 것일까. 소문의 당사자와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이번 ‘결혼설’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김태희와 재벌 2세 A씨의 결혼설이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 떠돌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말부터였다. 루머성 수준의 결혼설이 ‘결혼 임박설’로 확대될 즈음 <일요신문> 역시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결혼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만남은 지인의 소개를 통해 이뤄졌다고 한다. 이후 몰래 데이트를 즐겨온 두 사람은 지난 10월 이후 중국 현지에서 만남을 가져왔는데 이는 김태희가 중국에서 영화 <중천>을 촬영중이기 때문에 나온 설이다. A씨가 출장을 이유로 자주 중국을 찾았다는 것.
양가의 결혼 승낙이 떨어진 뒤 본격적인 결혼 준비가 시작됐고 지난 12월로 결혼식이 예정됐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에 머물며 영화 <중천>을 촬영중인 김태희는 휴식을 위해 지난 연말 귀국했다가 1월11일 다시 중국으로 되돌아갔다. 소문에 따르면 김태희는 결혼식 때문에 귀국했는데 A씨의 집안 사정으로 결혼식이 잠시 연기됐다고 한다.
우선 출입국 기록을 대조해봤다. 하지만 지난해 두 사람이 같은 기간에 외국을 나간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김태희가 중국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A씨가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 나간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최소한 중국에서 데이트를 즐겼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임이 확인된 셈이다.
결혼설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얻기 위해 김태희와 동생인 이완(본명 김형수), 그리고 모친 김영자씨가 함께 살고 있는 금호동 소재의 아파트를 찾았다. 현재 김태희와 이완은 각각 촬영을 위해 중국과 일본에 머물고 있는 상황. 모친 김씨를 접촉하려 했으나 집은 비어있는 상황이었다. 우편물로 보아 김태희가 중국으로 떠난 11일 이후 어머니 김씨는 본가인 울산으로 내려가 있는 듯했다.
현재 김태희의 부친 김유문씨는 울산에서 중견 물류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부친 김씨를 만나기 위해 지난 19일 울산을 찾은 기자는 아버지 김씨가 “어제 오후 해외 출장을 떠났다”는 회사 직원의 얘기만 듣고 되돌아와야 했다. 소문에는 중국 현지에서 조촐한 가족 모임으로 결혼식이 치러질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이에 그 직원에게 “출장지가 중국 아니냐”고 물었지만 “중국은 절대 아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태희의 결혼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이에 대해 그 회사의 한 임원은 “김태희가 결혼을 앞두고 있다면 대표님으로부터 무슨 얘기가 있었을 텐데 아무 얘기도 듣지 못했다”며 “(대표님이) 화통하신 분이라 그런 큰일을 쉬쉬하실 분이 아니다”라고 결혼설을 부인했다.
확인작업이 이뤄지는 사이 결혼설은 연예계의 담벼락을 넘어 세인들 사이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증권가 정보지에까지 ‘김태희 결혼설’이 언급되면서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그런 가운데 ‘김태희의 소속사에서 결혼 사실을 밝혔다’는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김태희의 소속사인 나무액터스는 최근 이노츠와의 합병으로 시끄러운 상황. 최근 이노츠는 엘제이필름을 인수했다. 엘제이필름이 나무액터스, 별모아, 블루드래곤의 대주주인 까닭에 이 3개 연예기획사 역시 이노츠로 합병되게 됐다. 그런데 3개 연예기획사가 이노츠를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는 성명서를 내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성명서 내용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나무액터스 관계자가 김태희의 결혼을 사실로 인정했다’는 소문이 나돈 것. 과연 김태희의 소속사인 나무액터스가 기자들에게 결혼 사실을 확인해준 것일까. 우선 나무액터스의 반응은 ‘황당하다’이다. 나무액터스 관계자는 “결혼설 자체가 사실무근인데 말이 되느냐”고 반문한다. 또한 각 언론사 기자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참석했다’는 기자는커녕 ‘그런 기자간담회가 있었다는 얘기조차 들은 바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결과적으로 ‘문제의 기자간담회’ 자체가 열리지 않았으므로 이 소문 역시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의 불협화음은 확인되고 있다. 소문으로만 나돌던 이번 결혼설에 대해 나무액터스가 김태희의 실명과 재벌 2세를 거론하며 공개 해명했기 때문. 이에 대해 재벌 2세로 지목된 A씨의 홍보팀에선 “김태희씨의 억울한 심정은 이해되지만 공개 부인해 기사화된 것은 아쉽다”면서 “우리는 해명하는 내용일지라도 거론되는 것 자체가 명예훼손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나무액터스 측은 “기자들의 문의 전화에 대해 아니라고 얘기했을 뿐, 공개적으로 부인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니다”라며 “강력한 대응 역시 현재가 아니라 일이 더 심각해졌을 때 생각해보겠다는 의미였는데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얘기한다.
서서히 김태희와 재벌 2세 A씨의 결혼설은 사실무근으로 굳어져가고 있다. 행여 ‘결혼설이 사실인데 의도적으로 부인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양측의 입장이 너무나 굳건한 상태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