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J의 연예가 앞과뒤] 스타들 이미지 관리 엿보기

‘묻지마 가족’ 물어보니 술술 유호정

	▲ KBS 주말극 <인생이여 고마워요>의 유호정.

녹화 준비를 하다보면 자신의 이미지나 모습을 더욱 좋게 보이기 위한 스타들의 대단한(?) 시도들에 감탄이 절로 나올 때가 많다. 녹화 전 제작진들에게 이색 주문을 하는가 하면 때론 까다로운 요구를 하는 스타들도 많다. 연예인들이 어떻게 자신의 모습을 더욱 멋지고 아름답게 보이려 하는지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그 ‘몸부림’을 공개한다.

가수들의 경우 연기자보다 팬들의 반응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토크프로그램 출연을 자제하는 경우가 많다. 가요제 출신으로 트로트 가수의 새바람을 일으킨 장윤정 역시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토크쇼 출연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항간의 얘기에 따르면 장윤정은 데뷔 초 재연배우와 리포터로 활동한 특이한 이력 때문에 이와 같은 옛 사연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토크 프로그램에 대한 그의 이런 소극적 태도 때문에 각종 토크 프로그램 제작진은 수차례 출연 섭외에 물을 먹고 있는 상황. 방송 3사는 장윤정을 토크쇼에 출연시키기 위해 대단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그녀는 좀처럼 움직일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요즘 김흥국에게 남모르는 고민이 생겼다. 최근 기러기 아빠로서의 생활이 여러 차례 방송되면서 자신의 이미지가 ‘외로운 기러기 아빠’로 굳혀질까 걱정이 태산인 것. 얼마 전 방영된 다큐멘터리에서 혼자 먹는 밥상에 대한 사례자로까지 출연해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을 불쌍하게(?) 보는 듯해서 너무 불편하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 KBS <대한민국 1교시>에 출연한 장윤정과 김현철.

또 남자 가수들의 경우엔 아빠로서나 남편으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을 많이 자제하고 있다. 행여 그들을 사모하고 있는 소녀, 혹은 아줌마 팬들이 상처 입을(?) 것을 염려한 까닭이다. 예전에는 그런 이유로 가수들이 아예 결혼을 미루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가수 김현철의 경우 결혼한 남자, 아이가 있는 아빠임을 살려 ‘kids pop’이라는 독특한 분야를 만들고, 그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다.

CF 스타에서 탤런트와 MC로 맹활약을 떨치고 있는 탤런트 김아중은 각종 프로그램에서 춤을 추는 것을 자제한다. 데뷔 당시 한 휴대폰 광고에서 보여준 멋진 춤 실력으로 주목받았던 그녀는 CF에서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춤을 추는 것은 물론 춤에 대해 거론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한다. 드라마 <별난 여자 별난 남자>에서 종남 역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데다가 탤런트로서의 입지를 점점 굳혀가는 마당에 데뷔 당시의 스토리, 특히 다른 분야와 관련된 얘기를 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타들의 이미지 마케팅은 비단 본인만의 의사는 아니다. 대개의 경우 소속사 입장에서 자신들의 마케팅 전략으로 스타들의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외의 경우도 있는 법. 녹화 전 사전미팅에서는 까다로웠던 출연자가 녹화에 들어가서는 너무나도 호탕하고 시원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주말드라마를 통해 2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연기자 유호정의 경우는 둘째 출산 이후 첫 드라마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었다. 한 방송작가는 어렵게 그녀와의 인터뷰 약속을 받았는데 녹화 당일 매니저는 드라마와 관련되지 않은 질문은 자제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유호정에게 궁금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지난 2년간의 근황과 남편 이재룡, 그리고 자녀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 MBC <러브 서바이벌 두근두근>에서 섹시 댄스를 선보이는 김아중. TV캡쳐.

인터뷰 중 살며시 가족 얘기를 꺼내자 유호정은 예상과 달리 프로답게 대처했다. 여러 가지 질문에 차분하면서도 재미있게 대답했고, 더욱 깜짝 놀란 것은 당일 아내를 격려하기 위해 이재룡이 귤 상자를 한손 가득 들고 녹화장을 깜짝 방문한 것.

인터뷰가 진행되던 중 남편에 관한 질문에 열심히 대답하고 그녀는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이재룡의 모습에 화들짝 놀랐고, 이재룡은 특유의 넉살로 “말 잘하네!!”라고 응수했다. 녹화 전 인터뷰 질문에 대해 노심초사했던 제작진은 이들 부부의 화려한 말솜씨와 깜짝 이벤트에 너무나 놀랐고 녹화는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자연스레 녹화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또 당시 함께 출연한 탤런트 김유석과 김윤석 역시 유호정이 띄운 분위기를 잘 살려 자신의 사생활을 자연스럽게 털어놓았다. 특히 방송 인터뷰를 처음하는 탤런트 김윤석은 시종일관 유호정의 말에 화답하면서 진짜 부부(?)같은 찰떡궁합을 과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