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증세 보이며 매달 7억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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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픽=장영석 기자 | ||
그런데 최근 또 다른 사건이 발발할 뻔했다. 요즘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는 여자 연예인 L 양이 자주 출입하는 불법 카지노바가 경찰에 단속된 것. 경찰의 단속이 시작되기 얼마 전 L 양은 모든 게임을 마치고 현장을 떠나 가까스로 적발의 위기를 넘겼다. 마약과 간통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황수정 이후 대형 사건의 주인공으로 기록될 뻔했던 L 양, 말 그대로 ‘L 양의 위기일발’이었다.
기자가 강남 소재의 불법 카지노바인 A바를 찾은 것은 지난 3월 14일이었다. 애초 취재 방향은 L 양이 카지노바를 드나드는 생생한 모습을 잡아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L 양이 자주 드나든다는 A바의 위치를 확인하던 도중 뜻밖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A 바의 위치를 알려주겠다던 취재원과 어렵게 접촉하는 데 성공했으나 바로 며칠 전 A 바가 경찰의 단속을 맞았다는 것. 이로 인해 L 양이 A 바를 찾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사화 될 수 있었던 실명이 ‘이니셜 L’이 되어버린 순간이다.
단속의 영향 때문인지 A 바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술과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바가 위치해 있었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네 개의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다. 별실에 VIP 테이블이 두 개 더 준비된 A 바는 다른 카지노바에 비해 규모가 조금 큰 편에 속한다.
VIP 테이블이 별실에 따로 마련되어 있는 데다 인테리어도 깔끔해 남의 이목에 신경 쓰는 연예인들이 자주 찾았다는 게 A 바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리고 이 가운데 L 양이 최대 고객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심하게 단속을 맞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관(官)과 사이가 나쁘다고 소문나면 카지노바 운영이 불가능해진다. 그래도 다행인 게 L 양이 막 빠져나간 뒤 단속이 뜬 것이다. 만약 L 양이 현장에 있었다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악화됐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다.”
A 바 관계자들이 말하는 L 양의 두 가지 특징은 좋게 표현해서 ‘과감성’과 ‘집중력’이다. 우선 다른 이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모자나 선글라스 같은 액세서리를 이용해 신분 노출을 최대한 피하려 하는 게 연예인들의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L 양의 경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보통 직접 차를 몰고 혼자 카지노바를 찾곤 했는데 모자조차 쓰지 않아 누가 봐도 L 양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고.
게임이 시작된 뒤의 모습에 대해서는 “눈빛이 달라진다.”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일 정도였다” “한번 몰입하면 무서울 정도였다” 등등의 말들이 이어졌다. 심각한 도박 중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들릴 정도.
이는 L 양의 평소 모습에서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연기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L 양은 한번 촬영이 시작되면 2~3일씩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을 정도다. 물론 연기하는 동안을 제외하고 말이다. 이런 집중력이 연기 이외의 영역인 도박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돈이다. L 양이 한번 카지노바를 올 때마다 쓰는 돈은 대략 3000만~4000만 원가량. 가끔 오지 않는 날도 있고 또 돈을 따는 날도 있음을 감안해도 매달 6억~7억 원가량을 카지노바에서 쓰는 꼴이다. 물론 그만큼 큰 돈을 버는 톱스타임이 분명하지만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여성 고객 대부분이 스폰서인 남성과 함께 카지노바에 오는데 L 양은 늘 혼자 온다”는 A 바 관계자는 “돈 쓰는 모습을 보면 직접 땀 흘려 번 돈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엄청난 재력가가 스폰서인 것 같다”고 설명한다.
스폰서와 여자 연예인, 그리고 도박. 뭔가 공식이 나온다. 실제 이런 공식에 부합하는 루머가 연예계에 수없이 넘쳐 난다. ‘여자 연예인 중 아무개가 중년의 거부와 함께 강원랜드를 찾았다’는 식의 루머들이 바로 그것. 불법 카지노바에서도 이 공식은 그대로 적용된다. 중년 여배우 K 씨가 대표적이다. 카지노바를 찾아 소위 빅매치에 자주 참여하는 K 씨는 늘 깔끔한 양복 차림의 중년 남성을 대동한다. 당연히 현금을 칩으로 바꾸는 이는 중년 남성, 말 그대로 스폰서다.
가끔씩 나타나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젊은 톱스타 K 양도 늘 화제를 몰고 다닌다. K 양의 경우 잊혀질 만하면 한 번씩 카지노바를 찾는데 늘 남자 친구로 보이는 인물과 동행한다. K 양은 그다지 도박 자체를 즐기지는 않는 편으로 애인을 따라오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소문.
K 양과 같이 재미삼아 가끔 불법 카지노바를 찾는 이들도 상당수다. 워낙 카지노바에 대한 소문이 많이 퍼져있기 때문인데 그냥 한두 번 오고간 연예인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고. 아마도 요즘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카지노바를 찾는 게 일종의 트렌드가 되어 버린 모양이다.
기막힌 에피소드도 접할 수 있었다. 상당한 도박 마니아로 알려진 중견 배우 A 씨 역시 자주 카지노바를 찾는 편이다. 홀로 카지노바를 찾는 데 주머니 사정 탓인지 큰 게임에는 끼지 않는다고. A 씨는 젊은 시절 한 몸매 했던 터라 누드 업계에서 몇 차례 섭외에 들어갔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A 씨가 카지노바를 자주 찾는데 돈은 많아 보지 않는다는 얘기가 어느 모바일 성인콘텐츠 제작자의 귀에 들어갔다. 이에 제작자는 몇 차례 카지노바를 찾아 게임을 마치고 나오는 A 씨에게 고액의 개런티를 제시하며 누드 촬영을 권했지만 모두 거절당하고 말았다. “돈을 딴 날은 너무 기분이 좋아서, 잃은 날은 너무 기분이 나빠 제대로 이야기를 해보지도 못했다”는 게 이 제작자의 하소연.
어찌 하겠는가, 돈을 너무 따도, 잃어도 정신이 몽롱해지는 게 도박인 것을. 그래서 수많은 이들이 도박의 장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양이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