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강마들 못 넘을 벽 아니다
지난 12일 렛츠런파크부경에서 열린 국제신문배 대상경주에서 우승한 뉴욕블루(왼쪽)와 2013년 일본에서 열린 한일 경주마 교류 경주에서 우승한 와츠빌리지.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먼저 문화일보배부터 살펴보자. 12일 9경주로 치러진 이 경주는 배당판이 열리자 당초 예상했던 대로 와츠빌리지, 최강실러, 빛의정상의 3파전으로 인기가 형성됐다. 중간 한때 빛의정상이 팬들의 관심을 더 모으는가 싶었지만 마지막엔 와츠빌리지와 최강실러에 좀더 무게가 실렸다. 단승식 배당도 와츠빌리지가 1위(2.2배)였다.
주로 출장시 현장컨디션은 2번 파랑주의보가 돋보였고, 그런 걸 입증이라도 하듯 파랑주의보는 선행까지 나섰다. 훈련 때부터 회복된 모습을 보인 조이럭키도 강력하게 따라붙으며 파랑주의보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그 뒤를 안쪽에선 6번 최강실러가, 바깥에선 10번 와츠빌리지가 따라갔고, 이런 흐름은 4코너까지 이어졌다. 기대를 모았던 4번 빛의정상은 출발에서 밀리며 거의 꼴찌로 경주를 시작했고, 이후 매섭게 가속을 하면서 3코너를 통과해선 6번과 10번 뒤쪽에 바짝 따라붙었다.
경주 막판에 최강실러와 와츠빌리지가 몇 걸음 앞서나와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벌였다. 최강실러가 이겼는가 싶었는데,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은 코차로 졌다. 우승했던 문세영 기수도 자신이 진 줄로 착각, 최강실러의 이찬호 기수한테 축하한다고 했다니 막판 경합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만했다.
이 경주에서 곱씹어볼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은 최강실러한테 직전에 반마신 차이의 패배를 당했던 와츠빌리지가 설욕을 했다는 점이다. 그 전 경주가 4.5kg이나 더 무거운 등짐을 진 데 반해 이번엔 동일 부중(58kg)이라 가감을 하면 상대적인 부중의 차이는 그 이상이었다. 아무리 단거리 경주라도 이 정도의 차이면 와츠빌리지의 설욕을 기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빛의정상의 패인에 대한 얘기다. 현장에서 베팅을 할 때도 여러 가지 분석이 대두됐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최범현 기수의 발주능력이었다. 최근엔 거의 실수를 하지 않아서 상당한 기대를 모으긴 했지만 필자는 결정적일 때 출발에서 보이지 않는 실수를 자주 범하는 최범현 기수를 믿을 수 없었다. 장거리라면 크게 문제가 안되겠지만 이처럼 스피디한 단거리 경주에선 예전과 같은 약간의 실수는 경주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결국 필자의 우려대로 빛의정상은 출발이 매끄럽지 못했고, 이후 무리하게 힘을 쓰면서 장기인 마지막 한 발을 구사하지 못했다.
뚝섬배에서도 그랬고, 그전 1200미터 경주에서도 빛의정상은 출발이 매끄럽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기수의 문제가 아니라 말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출발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다음 대상경주에서도 이 같은 악순환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은 스타트가 좋은 기수로 교체하고 출발연습을 자주 하는 것이 이 말한테는 가장 급한 일이 아닐까 싶다.
세 번째는 실로 오랜만에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한 조이럭키의 회복세와 앞으로의 기대치다. 출발부터 깔끔했고, 이후 안쪽의 파랑주의보와 머리를 맞대며 선행경합을 했는데도 막판까지 선전하면서 4위를 차지했다. 파랑주의보와 게이트만 바뀌었다면 좀더 나은 성적이 가능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선두력과 투지, 거기에 막판까지 버티는 끈기가 살아났다는 점에서 다음 경주 전망을 밝게 했다. 이 말은 원래 2000미터 경주에서도 우승과 준우승을 했을 만큼 지구력도 좋았던 말이다.
부경에서 열린 국제신문배는 당초 6두가 출주신청을 했지만 5번 절대군주가 좌중수부 천지굴건염이란 질병으로 출전을 취소하면서 5두가 경주를 했다. 단촐한 편성이었지만 흥행의 요소는 다 갖췄다. 국내에선 최고의 선두력을 자랑하는 플라이톱퀸에, 뚝섬배에서 일본 경주마 에스메랄디나를 위협했던 막강 선입력의 뉴욕블루, 발주 이후 가속력이 빼어난 석세스스토리와 슈퍼강자가 출전했고, 여기에 뚝심으로 시종일관 밀어붙이는 경남신화가 재기를 꿈꾸며 도전장을 냈다.
이 경주에선 역시 주행습성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불량주로에서 치러지는 단거리 경주였지만 빠른 말이 워낙 많아서 선행경쟁은 필연으로 보였다. 때문에 따라가는 말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출발 총성이 울리자 예상했던 대로 6번 플라이톱퀸이 선행을 나섰고, 그 뒤를 1번 석세스스토리, 5번 경남신화, 2번 슈퍼강자가 따라갔고, 2번 뉴욕블루는 3선에 따라붙었다. 결승선 직선주로에 접어들자 플라이톱퀸이 어느 정도 버티는가 싶더니 200미터도 못가서 걸음이 무뎌지기 시작했고, 1번 석세스스토리가 한 발 먼저 치고 나갔다. 3선에 있던 뉴욕블루는 진로가 막히자 외곽으로 틀어서 추격, 골인지점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대상경주에선 경합이 필연적이기 때문에 따라가더라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주행습성을 가진 말이 얼마나 유리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 경주 우승마의 기록은 1:12.2초였다. 와츠빌리지의 1:11.3에 비교하면 0.9초 뒤져 서울쪽이 경주력이 더 나은 게 아닌가 하고 단순비교하는 경마팬들도 있었지만 양쪽의 경주로 구조를 고려하면 막상막하로 보인다.
서울경주로는 1200미터 경주가 내리막에서 출발하고 결승선 구간만 오르막인데 반해 부경경주로는 출발부터 골인지점까지 오르막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정도 차이라면 부경이 결코 못하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씨수말 한센 자마 언제 나올까 두 마리 혈통 등록…엄마도 최고 집안 북미 2세 챔피언을 지낸 씨수말 한센이 도입된 지도 21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현재의 국내 최강 씨수말인 메니피의 아성을 위협할 것으로 평가받은 씨수말이라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산인 빈티지터프는 현역시절 블랙타입 경주에서도 우승했던 뛰어난 씨암말이다. 비록 단거리 위주로 뛰었지만 장거리에서도 뛰어줄 수 있는 거리적성을 가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스터프로스펙터의 계열이라 혈통적 배합도 좋다는 평가다. 로만시크는 현역시절 20전 4승을 거둔 미국산 암말이다. 현역시절 평균우승거리가 1650미터일 만큼 최장거리 인자도 갖고 있다. 이 말 또한 미스터프로스펙터 계열이다. [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