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에 주가 요동…간판기업 굴욕
사물인터넷과 미래자동차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구글로서는 관련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LG전자가 입맛에 딱 맞는다. LG전자로서도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는 터여서 구글과 협력해 나간다면 구본무 회장이 강조해온 ‘시장 선도 기업’으로 단숨에 올라설 수 있다. LG전자와 구글은 오랫동안 사업적으로 꽤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서로 인수·피인수에 대한 절차와 반감이 덜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받았다.
LG전자의 부인으로 소문의 힘은 떨어졌지만 여진은 계속 됐다. 비록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면서까지 그룹의 간판인 LG전자를 구글에 매각하지는 않더라도 일부 지분을 구글에 매각해 두 회사의 협력관계를 더 돈독히 구축할 것이라는 ‘설’이 이어진 것.
LG전자가 구글에 피인수된다는 소문이 나온 것도 황당한 일이지만 이를 믿고 주가가 요동쳤다는 것도 LG전자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이다. 회사 측은 물론 대부분 증권사에서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지만 그 말도 안 된다는 소문에 투자자들이 갈팡질팡했다는 것은 그만큼 LG전자의 위상이 추락했다는 의미다. 한 대기업 인사는 “이유야 어쨌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전자회사가 피인수설에 휘말린 것은 위기의 방증”이라며 “LG전자의 체질이 얼마나 허약해졌는지 알려준 일이라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LG 관계자는 “완전히 허무맹랑한 소문”이라며 “구글이 35% 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LG전자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지분이든 기관 지분이든 시장에서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형태로 사들여야 하는데 LG전자의 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에 대한 지분가치를 반영해 현 주가 수준에 매입하는 것은 어림도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결국 지주회사인 (주)LG의 지분을 구글이 매입할 것이라는 얘긴데 이는 LG가 전자사업을 접겠다는 것 외에 다름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루 전인 지난 21일에는 LG화학이 독일 자동차회사 아우디와 55억 유로(약 6조 9000억 원)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LG화학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LG그룹 계열사들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이런저런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태다. 그만큼 LG그룹이 흔들리고 있고 투자자들이 LG그룹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