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원’ 데뷔전서 잠재력 폭발
화이트원(원 안)이 9월 13일 렛츠런파크서울에서 열린 데뷔전에서 발군의 순발력을 과시하며 우승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1000미터가 아닌 1200미터에 첫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신마치곤 상당한 완성도를 보였다고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페이스가 매우 빨랐는데도 걸음이 좋았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아보였다. 당시 이 경주는 빠른 말이 여러 마리 포진해 있어서 무리하지 않으면 선행은 어려웠다. 그런데 화이트원은 과감하게 치고 나갔고, 막판까지 1위를 지켜냈고 끝걸음도 양호했다. 주파기록은 1:14.8초. 데뷔전 신마의 기록으로는 믿겨지지 않는 호기록이다.
화이트원은 에이피인디 계열의 콩코드포인트와 곤웨스트 계열의 스페이트시하트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계의 강인한 체력과 모계의 뛰어난 스피드를 다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말의 조부인 태핏은 2011년에 미국 리딩사이어에서 3위에 올랐을 만큼 후대성적이 막강했다. 후대들의 특징은 2세 때부터 뛰어주는 조숙형이고 중거리에 강한 마일러들이 많았다.
모계에서 눈여겨볼 말은 외조부인 스페이츠타운(Speightstown)이다. 이 말은 현역시절 블랙타입 5승 등 모두 10승을 올린 말인데, 주로 단거리에서 활약해 2004년엔 스프린터 챔피언까지 지냈다. 데뷔전에서 보여준 화이트원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모계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덕분으로 분석된다.
결론적으로 화이트원은 부계의 혈통을 감안하면 장거리에서도 잘 뛸 가능성이 있지만 적어도 모계의 스피드가 확실이 발현된 단거리에선 승승장구할 가능성이 높다.
#섬광이(박남성·김학수)=지난 13일 일요경마에서 2세마 특별경주에서 우승한 말. 앞서 7월에 치러진 데뷔전에선 2위를 했다. 두 번 모두 선행으로 입상을 했지만 2전째인 이번 경주에서 한결 스피드도 보강됐고 걸음도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성장기에 있는 마필답게 체중도 12kg이나 더 늘었고, 선행을 나서기 위해 무리를 했는데도 1:15.4초의 좋은 기록으로 1200미터를 주파했다. 부마는 경마팬들도 잘 아는 디디미이고 모마는 메들린파크다. 메들린파크의 자마들은 대부분 뛰어난 스피드를 물려받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표마가 과천에서 선행마로 활약하며 1군까지 진출했던 메들린스피드다.
이 같은 혈통으로 보면 섬광이는 단거리와 중거리까지는 무난히 뛰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모마가 2000미터 이상의 장거리에서 주로 입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위군에 진출한 후에도 어느 정도 기대치는 있는 셈이다.
#바운드명운(장성근·최기홍)=부경에서 활약하고 있는 말이다. 벌써 네 번의 실전을 치렀고 이 중 3승을 올려 국4군에 진출했다. 데뷔전에선 선행으로 우승했고 두 번째 경주에선 외곽선입으로 따라갔지만 견제를 많이 받고 부진했다. 세 번째 경주에선 순발력을 보강해 다시 한번 선행으로 우승했고, 이번 경주에선 따라가는 작전으로 우승을 했다. 500kg에 육박하는 당당한 체격을 갖고 있고 선행 일변도의 주행습성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발전할 소지가 더 많고 향후 큰 경주에서의 입지도 어느 정도 구축했다는 평가다.
부마는 스톰캣의 후예인 디스크리트캣이고 모마는 티즈나워의 자마인 바운드투해픈이다. 부계와 모계 모두 중거리까지 잘 뛰어주는 혈통이고, 외조부가 장거리에서도 활약을 했다는 점에서 기대치는 밝은 셈이다. 이 말의 선조들을 추적해보면 다른 말과 특이한 점이 발견되는데, 조모마(Pretty Discreet)와 외조모마(Avie’s Fancy)가 모두 블랙타입 경주 우승경력이 있다. 근친교배 계수도 높지 않고 선조들이 부계 모계 할 것 없이 실전에서 잘 뛰어줬다는 측면에서 골격이 완성되고 힘이 찬다면 오랫동안 활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성타이거(오헌봉·방동석)=2세 경매마 특별경주에서 바운드명운에 이어 2위를 했다. 이 경주가 데뷔전이었는데도 중후미에서 따라오다 서서히 거리를 좁히는 외곽추입으로 입상했다. 앞서 살펴본 바운드명운과는 부계 형제마이고 모계가 다르다. 바운드명운의 모마가 인리얼리티계열인데 비해 유성타이거의 모마는 노던댄서 계열이다. 유성타이거의 외조모(Amarillo)도 블랙타입경주에서 2승을 거둔 말이다.
결론적으로 유성타이거도 상당한 기대치를 가질 수 있는 말로 분석되고, 특별한 부상이나 질병이 없는 한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순간의법칙(심상순·유병복)=부경 특별경주에서 3위를 한 마필이다. 비록 3위지만 능력면에선 앞서 설명 드린 두 마필에 비해 결코 못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마필은 데뷔전에서 상당한 기대를 모았지만 다른 마필의 방해를 받아 진로가 심하게 막히면서 급브레이크가 걸리는 등 경주 내내 불운이 겹쳐 5위에 그쳤다. 지지 않으려는 근성이 좋고, 무엇보다 엑스플로잇의 자마인데도 추입습성을 가졌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모마는 특별한 이력이 없지만 외조부는 주목할 만한 마필이다. 미국 3세 수말 챔피언과 2001년 리딩사이어를 지낸 썬더걸치가 이 말의 외조부다. 외조모(Arrested Dreams) 또한 [G1]경주에서도 입상을 했던 명마였다.
김시용 프리랜서
부경 외곽마 고배당 속출 까닭 인코스가 더 무겁다 최근 부경에선 이변 아닌 이변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팬들의 허를 찌르는 마필들이 입상을 하면서 수십 배부터 수백 배까지 고배당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것. 그런데 경주 결과표를 놓고 가만히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 외곽번호가 갑자기 입상률이 몇 배로 높아진 것이다. 이는 경주 동영상을 돌려보면 더욱 선명해진다. 입상의 보증수표인 인코스 선행이나 선입으로 뛰는 말은 능력마 한두 마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결승선에서 힘을 못쓰고, 오히려 외곽에서 불리한 경주를 해온 말들이 더욱 힘을 냈다. 안쪽주로가 바깥쪽주로보다 무거운 게 확실해 보인다. 아무래도 여름 내내 내린 비 때문에 모래가 안쪽으로 많이 쏠린 여파가 아닐까 싶다. 이번 휴장기간 동안에 주로를 정비하지 않고 이대로 유지된다면 외곽선행마나 외곽선입마에 집중적인 관심을 가져보자. [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