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복지 신설‧변경시 중앙정부와 협의해야 하는 독소조항 지적...장애인, 노령층 등 소외계층 위한 복지 해제 우려도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1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지자체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 규탄 국민공청회‘에 참석했다.
[일요신문] 이재명 성남시장이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을 비난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 방안이 정부가 지방자치의 권한과 복지시책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지방자치단체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 규탄 국민공청회’에 참가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공청회는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보건복지위원회와 참여연대 등 총 72개 단체로 구성된 전국복지수호 공동대책위원회가 중앙정부의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에 대한 피해사례와 토론 등을 통해 사회보장기본법 26조 등의 폐지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재명 시장은 이 자리에서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축소하면서 복지시책도 축소하는 일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성남시가 시도하는 각종 복지시책이 중앙정부로부터 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자체가 복지시책을 확대하면 정부와 협의하도록 하는 법안이 생겨난 이후 성남시는 신규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성남시장은 “앞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규복지 사업을 강행하면 그 복지시책에 드는 비용만큼 벌금을 주겠다는 시행령을 개정 중이다”며, “우리사회가 유신시대로 회귀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박근혜정부가 활동보조 24시간 보장 이 중복되었다는 입장에 대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사회보장기본법’이 오히려 협의라는 단어로 생존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보건복지부 등 중앙정부가 사회보장기본법 26조에 근거해 협의를 이유로 최중증장애인에 대한 하루 24시간 활동보조 보장 불수용 처리 등 각 지자체 추가지원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주장하는 유사‧중복성은 근거가 없으며, 중앙정부의 부족한 부분을 지자체가 채우는 등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지자체의 복지의지를 정부 스스로 막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의회의 자치입법인 조례 제정에 따라 신설된 사업을 자의적으로 정비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는 만큼 독소조항인 사회보장기본법 26조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며, 국회를 통한 법률 개정이 어렵다면 헌법재판을 통해 시정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박근혜정부는 역사상 최초로 평생사회안전망 개념을 도입해 맞춤형 사회보장제도인 ‘사회보장기본법’을 추진했다. 하지만 사회보장기본법 26조에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시 개별 자치단체는 중앙행정기관과 협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 8월 사회보장위원회에서 ‘지방자치단체 유사 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추진방안’을 의결해 각 지자체에 통보했으며, 이를 통해 지자체가 시행중인 자체 사회보장사업 5891개 중 중앙정부 사업과 유사‧중복성이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는 1496개 사업, 9997억원을 정비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자체 자율적으로 추진토록 한다’고 했지만 정부가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비 방안이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지난 9월 30일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정비방안을 따르지 않는 지자체에 대해 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더 큰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이재명 성남시장은 노인 버스비지원, 무상공공산후조리원, 무상교복, 청년배당 등 지자체 복지시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 등 정부가 예산 중복 및 형평성을 이유로 불수용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른바 성남형 복지정책 시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