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발 내밀더니 이 포즈는 뭘꼬~
▲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패럴림픽 e-스포츠관 개관식에 참석한 김가연과 임요환. | ||
임요환이 여자친구가 있다고 밝힌 뒤 e스포츠팬들 사이에선 그 주인공이 누군지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특히 ‘임요환 명의로 글을 올리던 여인’과 ‘정체불명의 78년생 여인’, 그리고 ‘김가연’ 등 세 명의 여인을 둘러싼 진실게임이 뜨겁게 진행돼 왔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e스포츠계 최고의 스타인 프로게이머 임요환에게 애인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 2008년 12월이다. 군 전역 이후 인터뷰를 통해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는데 ‘게임을 좋아하고 잘하는 연상의 여성’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e스포츠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뉴스로 급부상했다. 임요환 열성팬들의 관심사는 곧 그가 말한 여자친구가 누군지로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거론된 이가 바로 탤런트 김가연이었다. 만약 사실이라면 다소 예상밖이다. 김가연은 임요환보다 여덟 살이나 많은 데다 애까지 있는 이혼녀이기 때문이다. 게임 마니아로 알려진 김가연은 ‘게임을 좋아하며 잘하는 연상의 여성’이라는 조건에 부합한다.
팬들이 무작정 이런 이유들만으로 김가연을 임요환의 여자친구라고 지목한 것은 아니다. 임요환이 여자친구의 존재를 알리기 몇 달 전 공식성상에서 두 사람이 마주친 일도 있었던 게 이런 추측의 단서가 됐다. 2008년 9월 베이징올림픽 패럴림픽 기간에 열린 코리아하우스 내 e-스포츠관 개관식에서 임요환과 김가연이 만난 것. 팬들은 김가연이 게임을 좋아하며 잘하는 연상녀인 데다 임요환과 접촉한 사실도 있어 그를 물망에 올린 것이다. 이런 추측을 단지 팬들만 했던 것은 아니다.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게임 관련 매스컴 종사자와 케이블 게임 전문 채널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추측이 제기된 것. 이들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여러 차례 두 사람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목격했던 터라 사귀는 관계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이런 추측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벌어졌다. 임요환 미니홈피에 “공과 사는 구분하라”는 글이 올라온 것. 이는 임요환을 프로게이머로서만 좋아할 뿐 사적으로 좋아하지는 말라는 경고성 글이었다. 더욱 충격적인 부분은 글을 올린 이가 임요환 본인이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팬들은 이 글을 올린 이가 임요환 본인이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평소 임요환이 팬들에게 매우 매너 좋게 행동해왔음을 감안할 때 여자친구가 임요환의 아이디로 접속해 이 같은 글을 올렸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한 것. 그럼에도 실망한 팬들도 많았다. 심지어 한 팬은 임요환의 미니홈피에 “나는 임요환이 여친이 있다고 해서 커플 선물도 준비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팬을 어떻게 이렇게 대하나. 사적으로 대하지 말라고 했는데 우리는 당신보다 먼저 임요환이 속한 공군팀 사수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다. 우린 이제 팬 하지 않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임요환의 미니홈피 오른 이 글과 댓글들은 곧 ‘임요환 갤러리’ 등 다양한 사이트에도 오르며 급속도로 퍼졌으나 곧 삭제됐다.
임요환 미니홈피에 오른 글이 팬들 사이에서 한창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동안 동료 프로게이머 여자친구의 미니홈피에 “요환이는 신경 안쓴대”라는 글 올라왔다. 임요환의 팬들은 이 글을 찾아내 또 한 번 공론화했다. 특히 이로 인해 임요환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린 이가 임요환 본인이 아닌 “요환이는 신경 안쓴대”라는 글을 쓴 여성, 다시 말해 임요환의 여자친구일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임요환 열성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렇지만 이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동안 임요환의 여자친구가 김가연일 것이라는 추측은 다소 무뎌졌다. “요환이는 신경 안쓴대”라는 글을 쓴 이가 김가연이 아닌 78년생 여성이었던 것. 임요환이 80년생이니 78년생 여성이면 우선 ‘연상녀’라는 조건에 부합한다.
그렇지만 곧이어 김가연이 임요환의 여자친구라는 소문이 다시 뜨겁게 달궈지기 시작했다. 김가연이 자신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78년생인 지인의 아이디를 빌려 글을 올렸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 각종 인터넷 연예 게시판에 두 사람의 열애설을 언급하는 글들이 올라왔는데 이런 글들이 곧바로 삭제되곤 해 의혹이 더욱 증폭됐다.
게다가 지난 4월부터는 게임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두 사람의 결혼설이 나돌았다. 두 사람이 너무 진지하게 교제하고 있으며 임요환이 여덟 살 차이를 극복했음은 물론이고 김가연의 아이까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것. 이런 소문이 나돌 당시 <일요신문>에선 양측에게 결혼설에 대해 물어봤다. 하지만 양측 모두 결혼은커녕 열애설까지 강력하게 부인했다.
우선 임요환의 매니저는 “임요환 씨가 말한 여자친구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며 김가연과의 결혼설을 적극 부인하며 “임요환 씨 말로는 군 복무 당시 연예인 게임단의 초청을 받아서 갔을 때 김가연 씨를 알게 됐는데 매스컴을 통해 친한 누나 동생 사이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열애설이 불거진 까닭에 대해선 “김가연이 평소에 e스포츠 선수들이랑 친하다”며 “임요환 씨 경기에 와서 인사한 적은 있지만 우리 경기만 오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가연의 매니저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그런 소문을 나도 들어 김가연 씨에게 기사 터지기 전에 나에게만이라도 속 시원히 말해달라고 얘기했지만 절대 아니라고 하더라”며 “원래 십이지천 게임단인데 요새 스타크래프트에 푹 빠져 마재윤 선수 등 여타 프로게이머들과 두루 친한데 오히려 임요환 씨하고는 그리 친한 편이 아니다”고 얘기했다. 그럼에도 열애설 나돈 까닭에 대해선 “가연 씨가 워낙 성격이 좋아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다 보니 오해를 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 두 사람이 다정한 포즈를 취한 사진이 공개됐다. 임요환이 김가연 어깨를 감싸고 볼에 입을 맞추는 사진이다. 실제 열애 관계는 아닐지라도 매우 절친한 관계로 보이는 사진이다. 김가연 미니홈피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문제의 사진이 공개되기 이전에도 김가연의 미니홈피에 임요환 관련 글이나 사진은 없었다. 다만 임요환이 군 복무 중에 소속돼 있던 공군 게임단 및 현재 소속팀 T1의 경기 장면 사진은 몇 장 올라와 있었지만 문제의 사진이 공개되자 김가연은 미니홈피 사진첩을 모두 닫아버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양측은 강하게 열애설을 부인하고 있다. 김가연 측은 사진 최초 유포자를 찾아 강력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까지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네티즌들은 이들에게 계속해서 의심의 눈빛을 보이고 있다.
문다영 객원기자dymoon@il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