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료 ‘뻥튀기’해 일반인과 암거래
최근 새로운 주류문화에 수제맥주 열풍까지 더해져 자연스레 맥주의 몸값도 올랐는데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특히 개인의 경조사나 대학축제, 지역행사, 야유회 등에서 볼 수 있는 생맥주기계가 불법 유통되고 있는 정황을 <일요신문>이 포착했다.
하지만 허가 받기가 쉽지 않다. 신청자가 직접 경조사임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구비해야 하고 처리기간만도 3일이 소요돼 이 과정을 지키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서울의 한 세무서 담당자는 “허가를 쉽게 내주지는 않는다. 최근 모 업체에서 박람회를 위해 신청하였으나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불특정 다수가 오기 때문이다. 반면 모 은행에서 체육 대회를 위해 신청한 부분은 허가를 내주었다. 자가 소비이기 때문이다. 내 경우 개인에게 내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생맥주기계 대여를 문의한 대부분의 주류도매업자들 역시 주류실소유자증명신청 여부를 묻지 않았다. 한 주류회사 관계자는 “주류회사가 가맹점에 판매하고 가맹점에서 업소에 재판매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들 업소들은 주류판매면허를 취득해야 하며 주류결제카드가 국세청에 등록돼 있어야 한다. 이밖에 다른 곳에 술을 공급하거나 주류실소유자증명신청을 하지 않은 개인에게 생맥주기계를 대여하는 등의 행위는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류도매업체 관계자는 “개인이 생맥주기계 대여를 문의하는 경우 도매주류업체에서는 회계장부를 조작해 편법으로 빼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개인과 거래를 하면 정상적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어 암암리에 불법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시장가격이 딱 정해진 것도 아니라 도매가격의 몇 배를 요구하는 업체도 있다. 여기에 대여료뿐 아니라 출장비도 받을 수 있으니 도매업체들이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생맥주기계 대여 가격을 문의해보니 천차만별이었다. 생맥주 2만㏄를 기준으로 4만 원에서 8만 원까지 가격이 다 달랐다. 출장비 역시 10만 원에서 70만 원까지 요구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있었다. 앞서의 세무서 관계자는 “개인이 주류실소유자증명신청 없이 생맥주기계를 대여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불법이다. 도매업체는 소매점에게만 공급 할 수 있고 일반 개인에게 공급할 수 없다. 소매업체에서 대여를 할 경우에도 음용허가 장소를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불법이다. 또한 이용자는 주세법 위반이다”라고 말했다.
김경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