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볼 수 있게 ‘우뚝’
고현정은 이혼 과정에서 양육권을 정 부회장 측에 넘겼다. 면접권은 허용됐지만 2003년 이혼 이후 단 한 번도 두 아이를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털털하고 의리 있는, 그리고 카리스마 넘치는 여배우로 각인돼 있지만 그 역시 애끓는 모정을 감추고 사는 어머니다. 이런 탓에 2005년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며 자살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때가 크리스마스이브인 탓에 아이들이 보고 너무 보고 싶어 자살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설이 난무했었다. 이에 고현정 측은 감기 기운이 심해져 고열에 폐렴 증세까지 보여 응급실에 들어간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었다.
고현정은 최근 한 매스컴과의 인터뷰에서도 두 아이에 대한 모정을 토로한 바 있다. 역시 그가 가장 힘든 시기는 크리스마스와 두 아이의 생일이 있는 5월. 본인은 이 시기를 ‘참 잔인한 때’라 언급했을 정도다. 이혼 이후 두 아이를 만나지 않고 지내고 있다는 사실 역시 인정했다. “시댁에서 완벽하고 훌륭하게 아이들을 키워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 제가 아이들을 만나는 건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안 만나고 있다”는 게 그 이유. 다만 그는 “지금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하는 건 아이들에게 엄마의 모습이 자랑스럽게 각인되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아이들이 커서 잃어버린 퍼즐 한 조각으로 엄마를 찾을 때, 인생 전체를 흔들어놓지 않을 만큼 앞뒤가 맞는 상태, 아주 산뜻한 모습으로 만나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시청자들을 휘어잡은 ‘미실’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이면에는 자랑스런 엄마가 되기 위한 고현정의 모정이 숨겨져 있었던 셈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