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는 나는데…아니 땐 굴뚝?
이런 정황에 미뤄볼 때 금융위나 해수부의 공식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또한 지난 2013년에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 논의가 한 차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위기를 겪던 지난 2013년 정부가 현대상선에 한진해운 합병을 검토해보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나온 합병설과는 정반대로 현대상선 측에 한진해운의 합병 검토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당시에도 현대상선이 이번과 같이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합병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해운업의 불황에 따라 양 사의 합병을 몇 차례 검토하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현대그룹 관계자는 “2013년 당시 그런 일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설사 있었다고 해도 지나가는 의견 피력 정도였을 뿐 공식 제안은 아니었을 것이다. 합병은 여러 상황을 봤을 때 고려될 수 없는 방안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3년 당시 한진해운은 고 조수호 회장의 사망 이후 부인 최은영 회장이 이어받아 독자적으로 경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해운업의 장기불황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대한항공에 긴급자금을 수혈 받으면서 최 회장은 결국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게 됐다.
이에 일각에서 현재 현대상선 위기 상황에 현정은 회장의 시숙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범현대가가 개입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점쳐지기도 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