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보이 선행 가능한 편성선 ‘고고씽’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신조대협(서2세·거·2전0/1/1·남기태·지용훈:58)=11월 1일 6경주에 출전한 말. 그전 경주에서 2위를 했고 막판 여력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 경주 강력한 인기몰이를 했지만 3위에 그쳤다. 출발은 비교적 좋았지만 가속능력에서 뒤져 점차 조금씩 밀려났고, 모래 맞는 데도 익숙하지 못해 탄력을 붙이는 데 실패해 3코너 이후 채찍을 가하며 서둘렀지만 늦추입이 되고 말았다. 차라리 외곽이었으면 좀더 안정감 있게 따라붙을 수 있지 않았나 싶을 만큼 1번 게이트는 결코 유리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지만 결승선 초입보다는 종반에 훨씬 좋은 스피드를 보이며 이번에도 걸음을 많이 남겼기 때문에 다음 경주도 다시 한번 노림수를 가져봐도 괜찮을 것 같다.
지용훈 조교사의 스타일상 너무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이 정도 완성도 높은 말은 약점을 보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경주에서도 매끄럽지는 못했지만 모래 맞고 따라가는 데도 크게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주로상태도 상대적으로 추입마한테는 불리했다는 판단이다. 다음 출전 때 거리가 늘거나 외곽 게이트를 배정받는다면 베팅강도를 조금 올려도 좋을 것 같다.
이 마필은 혈통상으로도 주목해볼 만하다. 부마는 언브라일들드(Unbridled) 계열의 섬머버드(Summer Bird)이고 모마는 로베르토(Roberto) 계열의 큐피드스리벤지(Cupids Revenge)로 이종교배로 태어난 말이다. 거리적성도 장거리에 좀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부마인 섬머버드뿐만 아니라 조부마인 버드스톤(Birdstone)도 2400미터까지 우승했을 정도로 거리적성이 길기 때문이다.
#프렌치보이(부3세·거·5전3/0/0·이유리·한상복:59)=11월 8일 부경 4경주에서 1위를 한 말. 1200미터 경주였는데 산뜻한 출발과 함께 가만히 붙들고 선행을 나섰는데도 시종 파워풀한 걸음을 보이며 가속을 붙였다. 주로상태가 가볍긴 했지만 조금 무리한다 싶을 정도로 속도를 올렸는데도 여유가 있었고, 막판에 채찍을 여러 번 맞긴 했지만 끝까지 좋은 걸음을 유지했다. 기록은 1:12.1로 이날 주로상태가 포화였긴 했지만 상당히 빠른 기록이었다.
아직은 선행 일변도로 뛰고 있고 중간에 제어가 안될 만큼 다른 마필의 추월을 용납하지 않는 약점 아닌 약점이 있긴 하지만 남다른 스피드와 지구력은 장래성을 높게 볼 만하다. 혈통적으로도 앞서의 신조대협처럼 이종교배에 속한다.
신조대협과 같은 부계로 부마인 올드패션드(Old Fashioned)는 언브라일들드(Unbridled)의 손자마다. 1800미터 중거리까지 좋은 활약을 했던 말이다. 모마는 곤웨스트(Gone West) 계열의 씨암말 라벨비다. 모마 자체는 특별한 활동을 못했지만 외조부가 스프린터 챔피언을 지냈을 만큼 탁월한 스피드를 과시했었다.
선두력이 막강한 마필과 경쟁할 때는 제어가 안되는 약점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지만 선행이 가능한 편성에서는 당분간 승승장구할 가능성이 높은 말로 분석된다.
#신데렐라맨(서4세·거·17전10/4/0·루리·이신영:123)=11월 8일 서울 8경주에서 우승한 말. 부경에서 서울로 활동무대를 옮겼는데, 부경에서도 상당한 강자였다. 이제 서울 경주로에 적응한 만큼 ‘특별한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날 경주로가 불량했지만 문세영 기수와 신데렐라맨이 준비한 작전은 ‘추입’이었다. 출발부터 탄력이 넘쳤지만 문세영은 가볍게 제어했고 이후 그런 흐름으로 경주중반까지 따라갔다. 중간중간 말이 뛰려고 하는 의욕을 보였지만 문세영은 결코 놓아주지를 않았고 4코너가 보이자 거리를 좁히기 시작, 선두권에 가세했다. 불량주로 치고는 흐름이 빠르지 않아 2300미터 최장거리경주였는데도 앞에서 뛰던 황금탑의 걸음이 계속 뻗어갔다. 나중에 위닝앤디까지 따라붙으며 선두권의 스트롱로드 등 4파전이 벌어졌지만 우승은 ‘능동적인 추입’을 한 문세영과 신데렐라맨의 몫이었다.
신데렐라맨은 할로(Halo) 계열의 서던이미지(Southern Image)와 인리얼리티(In Reality) 계열의 티자패스트캣 사이에서 태어났다. 모계 쪽에선 장거리 인자를 갖고 있지만 부계 쪽 거리적성이 짧기 때문에 장거리 활약은 여전히 미지수다. 이번에 2300미터 장거리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게 아니냐고 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필자의 생각은 ‘판단 유보’다.
우선 이번 경주가 빠르지 않았고 상대가 약해 경주에서 보듯 시종 제어하면서 힘들이지 않고 뛰었다는 이점이 있고, 다음으로 불량주로였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이다. 주로가 말라있을 때 외곽주행으로 그 정도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주로가 불량하면 아무래도 스피드형이 조금 더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터커(부2세·수·2전1/0/0·박호균·이상영:65)=11월 6일 금요경마에서 1위를 한 말이다. 외곽에서 강하게 밀고 나와 앞선에 붙어 안쪽의 5번마와 머리를 맞대며 4코너까지 나란히 선행을 달렸고, 직선 이후 진검승부를 펼쳤는데, 7마신의 큰 차이를 벌였다. 직선주로에서 안쪽으로 기대는 경향을 보여 김용근 기수가 제어하면서 살짝 주춤했지만 왼채찍으로 다잡고 진로를 확보한 후엔 큰 차이로 상대를 압도했다. 종반 200미터 타임이 11.9였다.
카로(Caro) 계열의 씨수말 애디우스샬리(Adios Charlie)와 미스터프로스펙터(Mr. Prospector) 계열의 씨암말 밸리드프로(valid pro) 사이에서 태어난 이종교배마다. 이종교배마들은 대체로 건강하게 오랫동안 활약하는 만큼 이 말도 오랫동안 활약해주길 기대해본다. 거리적성은 상당히 긴 편이다. 바로 윗대 조상들이 실전에서는 단거리와 중거리 위주로 달렸지만 조부대만 올라가도 장거리까지 잘 뛰어줬고, 도시지 프로파일상으로도 거의 모든 조상들이 장거리 유전인자를 갖고 있다.
김시용 프리랜서